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발사를 추진했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 발사가 또다시 연기됐다. 나로호의 발사는 19일 오후 발사 7분 56초를 남기고 전격 중단됐다. 정확한 발사 중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지상 장비 결함 탓이라는 지적이 우세한 상황이다.
나로호는 지난 18일 발사 예행 연습, 현장 점검을 마쳤으나 이날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연기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 등은 긴급회의를 연 후, "나로호가 이미 발사대에 장착된 상황에서 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발사 강행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 러시아가 7년 동안 기술 협력으로 추진해온 프로젝트인데다, 나로호 사업 자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일'이라는 견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로호 개발 사업이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2년 8월 처음으로 시작한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18일(현지 시각) 이번 나로호 발사에 관한 기사에서 전문가 등의 인터뷰를 인용해 '나로호 역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이동시킬 수 있는 로켓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즉, 미국 정부가 '나로호를 과학 목적의 우주발사체'라고 규정하더라도 그 본질은 북한이 지난 4월 발사한 장거리 로켓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규정했으나, 정작 북한은 '인공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라고 주장했었다. 이런 사정을 놓고 최근 북한 외무성도 "6자 회담 참가국들이 남조선의 위성 발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는지 주시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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