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하고 돌아가시다니 너무나 안타깝고 슬픕니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 대리와 후광리에 사는 친척들은 18일 오후 갑작스럽게 전해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아픔에 눈물바다를 이뤘다.
비보를 접한 주민들도 농사일을 중단하고 마을 회관 등에 삼삼오오 몰려들어 "하의도의 '자존심'이자 자랑인 김 전 대통령이 이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큰 슬픔에 잠겼다.
4촌 친척인 소대례(74)씨는 "간단한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결국 자리를 털고 일어서지 못하시다니..."라며 흐느꼈다.
DJ가 어릴적 한문을 깨우쳤던 덕봉강당을 지키는 김도미(58)씨는 "지난 4월 하의도를 방문해 덕봉강당을 돌아보며 '관리 잘해라'라며 손을 꼭 잡고 인자한 미소를 짓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믿기지 않는 듯 눈물만 흘렸다.
초등학교 동창인 박홍수(87) 할아버지는 "고난의 세월을 이겨온 강한 친구라 병마를 떨치고 일어날 줄 알았는데...지금도 할 일이 많은 사람인데 그렇게 가다니 허망하기 그지없다"고 흐느꼈다.
서울과 하의도를 오가며 생가를 돌봐 온 조카 김홍선(48)씨는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 어머니(DJ 형수)가 돌아가시자 `아무도 살지 않은 하의도 빈집에 누군가 살아야지 그대로 두면 되겠느냐. 자주 왔다갔다하며 생가와 선산 등을 잘 돌보라'라고 하신 말씀이 귓가에 쟁쟁하다"며 슬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타계 소식을 듣고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김 전 대통령이 최근 고향 방문 때 `앞으로 고향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해 놓고 약속을 지키지도 못하고 이처럼 허망하게 돌아가시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그렇게 가시면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김양윤(60)씨는 "신안의 작은 섬에서 태어나 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김 전 대통령은 하의도의 자랑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이 떠났지만, 하의도 주민들의 가슴엔 영원히 '큰 별'로 새겨질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의도에 사는 4촌과 8촌 등 가까운 친척 대부분이 고령으로 서울까지 이동할 수 없어 슬픔이 더 커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지역 주민들도 타계 소식을 전해듣고 큰 슬픔에 잠겼다.
김 전 대통령의 모교인 옛 목포상고(전남제일고) 총동창회장인 김영수 목포시의원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헌신한 선배가 후배들에게는 큰 자랑거리였다"며 "그 빈자리가 너무 커 보인다"고 울먹였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서거 소식을 들은 주민들의 슬픔이 워낙 커 하의면사무소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고인의 넋을 기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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