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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국회의사당 앞 격렬시위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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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국회의사당 앞 격렬시위 벌여

열린우리당 광역시도당사 점거하기도

1일 전국 140여 개 노동조합, 6만여 명의 조합원이 총파업에 들어간 민주노총은 전국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전개했다. 국회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비정규직법안이 노동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 오후 3시 30분 국회의사당 경내의 본청 앞 기습시위**

이날 오후 1시부터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앞서 열린 사전결의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한 노동자가 빠른 걸음으로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을 올라갔다. 본청 주변에 흩어져 경비를 서고 있던 전의경 수십명이 그를 순식간에 덮쳤다. 그는 들고있던 플래카드를 펼칠 새도 없이 전의경에게 둘러싸여 곧 연행됐다. 그는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만 반복적으로 외쳤다.

곧이어 20여 명의 남녀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왔다. 이들 역시 '비정규직 철폐하라'라고 외쳤다.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전의경에게 둘러싸였다. 그들은 사지가 들린 채로 긴급 출동한 전경버스 안에 던져졌다. 연행된 몇몇 노동자는 전경버스 안에서도 '비정규직 철폐하라', '국회가 노동자를 다 죽인다'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이들이 연행되는 시간에 국회의사당 안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대표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국비정규연대회의(의장 구권서) 소속 회원들로 알려졌다. 전비연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비정규법안에 대해 가장 원칙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다.

〈사진1, 2〉

***# 오후 4시 전국 시도 열린우리당-한나라당 당사 점거농성**

덤프·화물연대 조합원 101명은 이날 오후 4시 10분 경 열린우리당 광역 시도당 당사와 한나라당 대구경북지역 당사를 일제히 점거했다.

덤프연대(위원장 김금철)에 따르면, 우리당과 한나라당 당사를 점거한 덤프·화물연대 조합원은 "진정 정부와 우리당은 제3, 제4의 건설대란, 물류대란을 원하느냐"며 "과적 책임자 처벌 명시하는 도로법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9월 과적을 강요하는 화주(현장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도로법 개정안을 연내 통과시키겠다는 약속을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받은 뒤 총파업을 중단했지만, 정작 정부와 여당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들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된 도로법 개정안이 건설교통부 발의로 국회에 제출됐지만, 현재 국회 법사위에서 계류 중이어서, 연내 입법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인 것.

이런 배경 속에서 덤프·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당사를 점거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오후 3시30분 국회의사당 앞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3시간 동안 계속)**

8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배강욱 집행위원장의 사회 속에 노동조합·농민단체 지도자들의 발언이 연이어 이어졌다.

전재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조합원의 단결을 강조했다. 한국노총이 하루 전날 비정규법안 관련 수정안을 제출하면서 조직내 혼란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권은 앞뒤 안 맞는 논리로 (비정규법안) 연내 처리를 주장하고, 한국노총은 수정안까지 제출했다"며 "하지만 "민주노총은 당당하게 원칙을 지켜냈다. 이제 투쟁만 남았다"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도 발언에 나섰다. 권 의원은 국회의사당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전의경버스를 가리키며 "민의를 반영하는 국회라면 저렇게 에워쌀 필요가 없다"며 "국회라면 문을 활짝 열고 언제든지 노동자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초읽기에 들어간 비정규직 입법을 염두해 둔 듯,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을 확산시킬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아내겠다"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약속하기도 했다.

'비정규 개악안'이라고 쓰인 대형현수막에 민주노총 비대위원들이 불을 붙이는 상징의식을 끝으로 본대회는 신속히 마무리됐다.

〈사진3, 4〉

***# 오후 5시 30분 국회의사당 앞 민주노총 격렬시위**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노동자 50여 명이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부근에 설치된 경찰의 폴리스 라인을 넘었다. 이들이 전의경 버스 앞까지 진출하자, 버스 위에서 물대포가 쏟아졌다. 시위 대오는 3~4대의 물대포에서 뿌려지는 강한 물줄기에 잠시 흔들렸지만 곧 전열을 정비하며 전의경 버스를 흔들기 시작했다.

물세례가 이어지자 이들은 준비해 온 대나무 막대기로 버스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전의경들 역시 방패와 곤봉을 손에 굳게 쥔 채 팽팽히 긴장된 눈빛으로 시위대의 대열을 노려봤다.

〈사진5, 6,〉

20여분 뒤 전의경버스 뒤에 있던 전의경들이 지휘관의 명령소리가 떨어지기 무섭게 본격적인 진압작전을 펼쳤다. 높은 기합소리와 함께 달려나오는 전의경들의 기세는 놀라웠다. 노동자들은 뒷걸음 치면서 전의경을 향해 "또 사람을 죽일려구", "너네도 제대하면 비정규직이야"라며 힐난을 퍼부었다. 노동자의 대나무 막대기와 경찰의 방패 간의 공방이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농민대회에서 고 전용철 씨가 사고를 당한 사실을 의식해서인지 노동자 측이건 경찰이건 상대방을 몰아붙이면서도 결정적으로 자극하지는 않으려는 분위기였다. 예컨대 노동자들은 대나무 막대기를 휘둘러도 주로 경찰의 방패를 가격하는 선에 그쳤고, 경찰들도 과거처럼 시위대를 향해 방패를 내리치는 등의 거친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민주노총과 경찰의 공방은 이날 저녁 6시 30분 경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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