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4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김유정 대변인의 후임으로 우 전 의원을 임명하고 수석 부대변인 자리를 만들어 유은혜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또 외신담당 부대변인도 신설해 조백희 부대변인이 영어로 브리핑을 하게 된다.
우상호 대변인은 17대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뒤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열린우리당 해체 후 만들어진 대통합민주신당에서도 대변인을 맡는 등 일단 대변인으로서의 능력은 검증된 인물이다.
▲ 우상호 대변인 ⓒ우상호 블로그 |
이밖에 윤호중 전 의원이 전략기획위원장에서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주요 당직을 맡고 있고, 오영식·임종석 전 의원도 꾸준히 당직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장외투쟁 역량 강화', '당 이미지 쇄신', '정 대표 친정체제 강화' 등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일단 정 대표가 386그룹의 지지를 배경으로 당권을 잡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386의 전진배치는 '친정체제 강화'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386의 '에너지'가 필요했고, 원외 인사 중용을 통한 당력 극대화를 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우 대변인도 첫 인사에서 "원외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임명되니 '386 복귀·부활'이라고 평가를 하는데, 국회의원이 아닌 99.99%의 국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386'보다 '원외'에 방점을 찍었다.
우 대변인은 "자기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도 전할 데 없는 소외 받고 어려운 분들,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본인부터가 금뱃지를 내던진 정 대표가 앞으로 원외 활동에 더 비중을 두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의정 활동 능력을 인정받은 박지원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전격 발탁한 것도 원내는 이강래 원내대표와 박지원 정책위의장에게 맡겨두고 본인은 바깥 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의도라는 풀이다. 박 의원은 '주국야광'(낮에는 국회 밤에는 광장)이라며 원내 의정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당 내에 새로운 역학구도를 만들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도 있다. 박지원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당 내 세력구도에 충격파를 일으킨 적이 있는데, 정책위의장은 정책위 부의장단, 정조위원장단을 꾸린다는 점에서 당 내에 적잖은 변화가 올 수 있다.
원외 인사를 적극 중용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18대 총선에서 상당수의 수도권 386들이 낙선하면서 민주당은 '호남'과 '관료' 이미지가 강해졌는데, 당직을 통한 원외 수도권 386을 전면에 내세워 힘을 실어주겠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가 남아 있다.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정 대표는 "'호남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구 민주계와의 관계 정립이 껄끄러울 수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당 밖 친노 세력과의 결합 문제도 간단치만은 않다. 정동영 의원과의 관계도 아직까지 껄끄럽다.
이밖에 우상호 대변인이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손학규 후보의 대변인이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정 대표 주위에 포진한 386인사들 가운데 손학규 캠프에서 뛰었던 인사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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