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는 10월 경남 양산에서 국회의원 재선거가 실시됨에 따라 박희태 대표와 문 전 실장의 '빅매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문 전 실장은 여전히 현실 정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친노 진영에서는 "그 전만큼 완강하지는 않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미디어법 무리하게 밀어붙여"
11일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열린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공동변호인단'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간담회에 문 전 실장이 참석하자 기자들이 대거 몰려와 문 전 실장에게 '출마 의중'에 대한 질문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문 전 실장의 입은 무거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사업회 회의 때문에 먼저 먼저 간담회장을 나온 문 전 실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말할 것이 없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문 전 실장은 다만 "부산에서 양산으로 이사 간 것은 세상에서 벗어나 조금 더 조용하게 살고자 한 것이었다"며 "사는 곳이 공교롭게 재선거 지역이 됐지만 내 생각은 여러 번 밝힌 바 있다"고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문 전 실장은 공동변호인단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민주당의 요청'이 아니라 '민변의 모집' 때문이라고 밝히면서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지에 공감해 법률가로 참여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국민들 다수가 반대하는 미디어법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소수파의 횡포를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절차를 다수파가 스스로 어기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며 분명한 어조로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 정세균 대표와 악수하고 있는 문재인 전 실장. ⓒ뉴시스 |
이번 간담회에는 백승헌 민변 회장, 김갑배 공동변호인단 단장, 김선수 민변 부회장, 한택근 민변 사무총장 등이 모두 참석했지만 문 전 실장의 자리는 정 대표 바로 오른편이었다.
문재인이 나서면 구도가 바뀐다?
10월 양산 재보선에 문 전 실장이 출마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친노 진영 내에선 "송인배 전 비서관이 이번 후보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신 문 전 실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것. 한 부산파 출신 전 수석비서관은 최근 "문 전 실장이 여전하다"면서도 "하지만 완강함이 전보단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정치권 안팎의 '선수'들이 아닌 일반 시민, 부산경남의 범민주개혁 세력의 압박이 높아진다면 문 전 실장이 마음을 돌릴 가능성이 없진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사실 문 전 실장에 대한 기대가 친노진영 내에서만 높은 것은 아니다. 병상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이후 회동에서 문 전 실장에게 출마를 권유한 바 있다.
문 전 실장이 출마할 경우 지방선거의 '구도'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 전 실장이 나설 경우 진보진영과 단일화 논의도 쉽게 풀리면서 부산-울산-경남의 단일 라인업을 형성, 한나라 vs反 한나라 전선을 형성한다는 것.
이같은 경우 동남권 광역단체장 배출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수도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문 전 실장의 의중에 달려있다는 것이 위험요소다. 앞서 언급한 인사는 "문 전 실장이 안 나오면 영남권에서 친노 무소속,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이 다 각개약진할 수밖에 없을것이고 지리멸렬하게 된다"면서 "문 전 실장도 이런 구도를 알고 있지만 노 전 대통령 생전에도 버텼던 양반 아니냐.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