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총파업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쟁취'를 위해 지난 1일부터 민주노총 소속의 단위노조 전체에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지만, 투표 마감일인 25일까지도 파업 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는 상황이다.
총파업의 열기가 미미함은 민주노총의 주력부대라고 할 수 있는 완성차 대공장 노동조합에서 이미 확인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노조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내부 임원선거를 이유로 파업 찬반투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3일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했지만 파업 찬성률이 재적인원의 절반에 미달해 파업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파업 찬반투표 참여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투표 마감시한을 두 차례나 연기하는 고육지책을 동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가라앉은 파업 열기를 다시 부추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배경에는 이번 총파업이 '비정규직 문제'를 내걸고 진행되는 것이어서 조합원의 대다수를 점하는 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 관심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요컨대 '연대 정신의 부재'라는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 집행부의 전원 사퇴까지 야기했던 총연맹 고위 지도자의 비리사건 이후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총파업 열기가 가라앉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일단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실행하는 것 자체는 무난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소한 파업 찬반투표 참가율이 과반수가 되고, 파업 찬성율도 과반수가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다.
이수봉 민주노총 대변인은 25일 "현대차 노조 등 대공장 노조는 이번 파업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총파업 자체가 투표에서 부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26일 오전 중으로 총파업 찬반투표 집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주요 대공장 노조가 빠진 상태에서 무기력한 파업이 될 것이라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일반적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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