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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 진정한 블록버스터, <썸머 워즈> 감독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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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 진정한 블록버스터, <썸머 워즈> 감독 내한

[이슈 인 시네마] <시간을 달리는 소녀> 호소다 마모루 감독 내한, 기자간담회 가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층을 끌어모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신작 <썸머 워즈>를 들고 내한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8월 3일 용산 CGV에서 열린 신작 <썸머 워즈>의 언론시사회에 참석하고 영화 시사 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썸머 워즈>는 짝사랑하던 여자 선배 나츠키의 청에 따라 그녀의 시골 할머니 댁에 갔다가 졸지에 나츠키의 남자친구 행세를 하게 된 수학천재 소년 겐지의 모험과 사랑을 다룬 성장담이다. 2010년 7월을 배경으로 사이버 가상세계를 중요하게 등장시킨다는 점에서 일종의 근미래 SF이기도 하다. 나츠키의 시골집에서 내려온 첫 날 밤, 겐지는 무심코 문자로 받은 일련의 숫자 암호를 풀었다가 전세계 통신망을 제어하고 있는 사이버 가상세계 '오즈'를 해킹한 범인으로 몰린다. 명망높은 일본 사무라이 집안의 수장으로서 전통을 고수하며 대가족을 호령하는 나츠키의 증조할머니 사카에와 대면하며 대가족을 경험하는 한편, 오즈는 물론 현실세계마저 큰 위험에 빠뜨린 인공지능 해커 '러브 머쉰'과 대결을 벌인다는 것이 주 내용. '여름의 전쟁'이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에 걸맞게 스케일 큰 이야기가 신나게 펼쳐진다. 가히 애니메이션 계의 블럭버스터라 할 만하다.

▲ 썸머 워즈

일본에서 8월 1일 개봉한 <썸머 워즈>는 국내에서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1년이 지나서야 개봉이 됐던 것에 비하면 거의 동시개봉이라 할 만하다. 이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에서 한국에서 최초로 선을 보이는 것으로, <썸머 워즈>는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스위스에서 열리는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일반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썸머 워즈>가 일본과 시간차가 거의 없이 개봉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사랑해준 한국팬들 덕"이라면서, 전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 관객에게 먼저 영화를 선을 보이게 된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일본 시골의 풍경이 한국 시골의 풍경과 비슷할 뿐 아니라 한국은 인터넷이 최첨단으로 발달해있고, 고스톱 역시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대중적으로 즐기는 만큼 한국 관객들이 일본 관객 못지 않게 <썸머 워즈>를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썸머 워즈>에서 고스톱은 나츠키의 가족이 모두 모여 즐기는 '가족게임'인 데다가, 영화에서 극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치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호소다 마모루 감독과 오고간 일문일답.

- 영화 속 '오즈'는 미국에서 만든 사이버 가상세계 '세컨드 라이프'를 연상시킨다. '세컨드 라이프'를 얼마나 참조했는가?
'세컨드 라이프'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만큼 친근하게 일상에 파고든 글로벌한 가상세계라면 여성과 아이들이 보다 접근하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일본에서 인기있는 '트위터'와 SMS 서비스를 모델로 했다.

-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그렇지만 <썸머 워즈> 역시 '여름'의 색깔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여름은 '소년의 성장'은 물론 '사람들의 성장'을 다루는 데에 좋은 계절이다. 모든 만물이 변화를 경험하고 성장을 하는 계절이니까. 그래서 여름을 좋아하기도 하고. 아마도 그런 것들 때문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썸머 워즈>에서 여름의 색깔이 보다 확연하게 드러난 게 아닌가 한다.

- '대가족'과 '사이버 세계' 등 이질적인 요소를 충둘시키고 있는데.
일본에서 흔히 현대의 가족을 그리는 방식을 답습하고 싶지 않았고, 되도록이면 밝고 건강하고 생기가 흘러넘치는 가족으로 그리고 싶었다. 일본에서도 이런 식의 대가족은 이제 대단히 희귀하고 드물긴 하지만. 지적한 대로 대가족과 디지털 등 극단적인 요소를 영화 안에 나란히 배치했는데, 대가족 내 소통이나 인터넷 내에서의 소통 모두 현대인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 더 낫고 그렇지 않다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 '러브 머쉰'은 결국 미국 국방성의 책임인 것으로 드러난다. 굳이 미국이라고 콕 집어 묘사한 이유는.
미국은 현재 세계 최고의 힘을 가진 가장 강한 국가다. 딱히 미국에게 책임을 추궁하거나 미국을 적대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미국이 자꾸 힘으로 평화를 이루려는 데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 <썸머 워즈> 기자간담회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 (사진제공 _ 영화사 프리비전)

- 사카에 할머니는 영화 속 모든 인물에게 일종의 멘토와 같은 인물이다. 본인에게도 그런 인물이 있는지?
사카에 할머니는 나의 친할머니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다. 물론 우리 할머니는 그런 명망높은 사무라이 집안의 수장은 아닌, 그냥 평범한 시골의 할머니셨다. 나 역시 핵가족에서 자랐고 할머니와는 떨어져 자랐는데 할머니에 대한 감정이 대단히 깊다. 안타까운 것은 이 영화를 할머니께 꼭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지난 6월에 돌아가셔서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 일본 내에서나 다른 나라에서의 반응은 어떤지.
일본에서는 8월 1일에 막 개봉했기 때문에 아직 이렇다할 반응을 체크하진 못했다. 현재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곧 스위스에서 열리는 로카르노영화제에서 일반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해 있는데, 일본을 제외하고 이 영화를 공개하는 건 전세계에서 한국이 최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한국에 개봉할 때에는 시차가 꽤 컸는데 이번엔 비슷하게 개봉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 이게 다 한국에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사랑해준 팬들 덕이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반응도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 일본의 시골 풍경과 한국의 시골 풍경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한국은 인터넷이 매우 잘 발달돼 있는 나라이고, 고스톱도 일본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더 대중적이다. 한국 관객들도 매우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 인물들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30명에 달하는 대가족 일원들을 모두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그 인물들 모두에게 애착이 가서 딱히 하나를 고를 수가 없다. 구상을 할 때엔 재미있었는데 막상 30명을 다 주인공으로 그리는 것은 꽤 힘들었다.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정확한 가족관계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각자 개성을 가진 인물들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와비스케'의 경우 나의 나쁜 면, 특히 불효자로서의 나쁜 모습을 많이 투영시켰고, '카즈마'으도 독특한 개성과 힘을 가진 소년으로 그리고 싶었다. 다른 캐릭터들도 하나하나 꼽을 수 있지만 그러자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것 같다.

-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도 그렇지만 중요한 역할은 결국 '여자아이'가 떠맡게 된다.
어리석고 바보같은 캐릭터들을 만드는 즐거움이 존재한다. 이 영화에선 남자들이 주로 철없이 어리석고 바보같은 반면, 여자들은 매우 현명하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 가정을 이끌고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는 힘은 역시 여성들이 강한 것 같다.

- 한국 감독들은 어떤 감독들을 좋아하는지.
봉준호 감독을 매우 존경하고 그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살인의 추억>을 처음 보고 너무 놀라고 큰 감동을 받았는데, <괴물>이 일본에서 개봉할 무렵 마침 일본을 방문한 봉준호 감독과 인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마더>는 아직 일본에서 개봉을 하지 않아 보지 못했지만 매우 기대하고 있다.

- 차기작은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지.
이번엔 30명이 아니라 좀더 상식적인 숫자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썸머 워즈>보단 좀더 규모가 작고 심플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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