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산하 기관인 산업인력공단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위원장 임세병, 이하 산비노조) 조합원 200여 명이 22일 저녁 6시 경 쇠사슬과 밧줄로 서로 몸을 묶은 뒤 국회로 들어가려다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의 조합원이 중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과 영등포병원으로 후송되는 한편, 81명의 노조원이 현장에서 연행됐다.
산비노조 조합원들의 대다수는 구직을 희망하는 실업자 등에게 취업에 관한 상담과 직업훈련을 제공해 온 직업훈련학교 교사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정규직 교사와 유사한 업무를 하면서도 근로계약 반복갱신 등으로 근속연수가 7~8년 된 계약직 신분이다.
이날 사태는 산업인력공단이 최근 직업훈련학교와 기능대학 통합을 골자로 하는 공단 구조개편을 선언하면서 계약해지(해고)의 위협을 느낀 노조의 불안감이 일차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국회에 계류 중인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노사 당사자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협상의 전망이 불투명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임세병 산비노조 위원장은 이날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비정규직으로 살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차라리 우리 모두 국회에 가서 죽자"고 외치자 조합원들이 일제히 준비해 온 쇠사슬과 밧줄을 꺼내 서로의 몸을 묶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 사태에 대해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맹은 성명을 통해 "산업인력공단 사태에 대해 실질적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노동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뒷짐을 지고 있다"며 "상시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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