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로영화제 공식 포스터 |
고전영화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애초 '고전영화 전문'을 표방하고 시작된 충무로영화제인 만큼 역대 영화제 수상작들을 모은 '씨네클래식' 섹션이 가장 눈에 띈다. 기자회견에서는 칼 드레이어 감독의 <오데트>와 장-뤽 고다르의 <알파빌>, 장 들라누와의 <전원 교향곡>, 앙리 조르주 클루조의 <공포의 보수> 정도만이 공개됐지만, 최종 라인업에 의하면 이 섹션에서는 총 20편이 상영된다. 가장 관심을 모을 만한 사항으로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3부작을 모두 상영한다는 것. 이밖에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지지>, 데이빗 린 감독의 <홉스의 사위 고르기>,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죄의 천사들>, 클로드 샤브롤의 <사촌들> 등 거장들의 걸작이지만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상영된 적이 많지 않았던 작품들을 비롯해, 존 포드 감독의 <나의 계곡은 푸르렀다>, 조셉 맨케비츠 감독의 <이브의 모든 것>, 로렌스 올리비에의 <햄릿>, 그리고 54년작인 레나토 카스텔라니의 <로미오와 줄리엣>, 캐롤 리드의 <제3의 사나이> 등 익숙한 고전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신성일 회고전의 작품으로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맨발의 청춘>과 <별들의 고향>, <떠날 때는 말없이> 등을 비롯,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원작으로 하는 <안개>, 장미희와 함께 당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호선 감독의 <겨울 여자>, 이어령의 원작을 김승옥이 각색해서 만든 <장군의 수염>, 장길수 감독의 87년작 <레테의 연가> 등 총 12편이 상영된다. 주로 60년대와 70년대 출연작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릴린 몬로 회고전 섹션에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뜨거운 것이 좋아>, <나이아가라>, <7년만의 외출>,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등 마릴린 몬로의 출연작 중 가장 유명한 영화 7편이 포진돼 있다. 충무로의 황금기에 제작된 도시액션 영화들을 모은 회고전에서는 66년작인 정창화 감독의 <예라이샹>에서부터 76년작인 김인수 감독의 <강력계>까지, 10년간 만들어진 영화 9편이 상영된다. 이만희 감독의 <암살자>, 변장호, 임권택, 최인현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명동잔혹사>, 권영순 감독의 <의리에 산다> 등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다.
동시대에 만들어지고 있는 '오늘'의 영화들은 크게 상업적으로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들을 모은 '올 댓 시네마' 섹션과 영화제 수상작들을 모은 '씨네 도떼르' 섹션, 새로운 스타일과 감각을 자랑하는 영화들을 특별히 따로 모은 '씨네 포럼'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대부분 국내에서는 아직 소개될 기회가 없었던 작품들이다. 총 19편이 상영되는 '올 댓 씨네마' 섹션에서는 <가유희사 2009>를 비롯, <프리실라 : 사막의 여왕>과 <아이 오브 비홀더>의 감독 스테판 엘리엇의 신작 <이지 버츄>,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의 신작 <뷰티스 앳 워>, 이자벨 위페르와 가스파르 울리엘이 주연을 맡은 리시 판 감독의 <더 씨 월>, 소피 마르소가 출연한 <엘 오 엘> 등이 눈에 띄는 작품들. 대체로 미국과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이 많지만 페루에서 날아온 호세 멘데스 감독의 <디오시스> 같은 영화들도 포함돼 있다. '씨네 도떼르' 섹션에서는 빔 벤더스, 얀 쿠넹,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제인 캠피온, 구스 반 산트, 가스파 노에 등 쟁쟁한 감독 및 배우가 연출에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8>, 전주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바 있는 아프리카 감독 마하마트 살레 하룬 감독의 <다라트> 등 1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씨네포럼' 섹션에서는 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인 <험프데이>, 동성애 운동의 선구자 쿠엔틴 크리스프에 관한 전기영화로 스팅의 노래에서 제목을 따온 <언 잉글리쉬맨 인 뉴욕>, 토마스 헤이든 처치와 엘리자베스 슈가 출연하는 <돈 맥케이>, <아메리칸 뷰티>의 각본가인 앨런 볼의 연출 데뷔작 <재시라의 말 못할 비밀> 등 22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유독 영어제목을 그대로 음차해 표기한 영화들이 많은 이 섹션에서는 <인시그니피컨트 씽>, <유 윌 비 마인>,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 <롱 디스턴스 러브>, <뷰티풀 루져스> 등 한글 제목을 따로 붙였으면 좋았을 영화들이 잔뜩 포진해 있다.
이밖에 젊은 체코 감독들의 영화를 모은 '라이온즈 오브 체코필름'이나 라틴 영화들을 모은 '비바! 라틴씨네마' 등의 섹션은 상영작의 편수는 적지만 인상적인 로컬영화들을 선보이는 섹션이 될 듯하다. 또한 근래 만들어진 볼리우드 영화들을 모은 '볼리우드 앤 비욘드' 섹션 역시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줄 듯하다. 한편 작년에 신설된 경쟁부문인 '충무로 오퍼스'에서는 총 14편의 작품이 본선에 올라 영화제 기간 상영된다. 진승현 감독의 <7월 32일>과 김삼력 감독의 <하얀나비> 등 두 편의 우리 영화를 포함해 칠레, 포르투갈, 홍콩, 체코, 슬로바키아,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영화들이 포진돼 있다. 애니메이션들을 모은 섹션 역시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에서부터 성인 취향까지, 장, 단편을 고루 모아 36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충무로영화제는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9일간 충무로 및 명동 일대의 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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