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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형량 줄이기 위해 쓴 돈 9139억 원, 출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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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형량 줄이기 위해 쓴 돈 9139억 원, 출처는?

경제개혁연대, 삼성측 양형참고자료 공개…"차명자산 사용처 공개하라"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삼성특검 1심 재판을 앞둔 지난해 7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에 각각 969억9423만5000원, 1539억2307만 6922원을 각각 지급했다는 양형 참고자료가 공개됐다. 이들 금액은 삼성특검이 공소장에서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발행,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에 따른 손해액으로 밝힌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여기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나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대대적인 회계조작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 두 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는 이건희 회장이 지급했다는 돈이 들어왔다는 기록이 없다. 약 970억 원, 약 1539억 원에 달하는 돈이 증발해버린 셈이다.

이 양형 참고 자료에는, 이 전 회장이 삼성에버랜드, 삼성SDS에 각각 969억 9423만 5000원과 1539억 2307만 6922원을 지급하고 양도소득세포탈세액 약 1830억 원을 이미 납부했으며 증여세액 약 4800억 원을 납부할 예정이라고 돼 있다. 이 자료에 기재된 증여세가 실제로 납부됐는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이 전 회장이 증여세를 냈다면, 당시 그가 사용한 돈은 9139억 원에 달한다.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이 돈을 쓰고, 이를 양형 참고 자료에 기록한 이유는 법원에 선처를 호소해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돈의 조성 과정이 떳떳하지 않다면, 법적·도덕적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삼성에버랜드 CB 헐값 발행 사건과 삼성SDS BW 헐값 발행 사건에 대해 삼성 측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건희가 에버랜드와 SDS에 건넨 970억 원과 1539억 원, 회계 누락

경제개혁연대는 14일 이 단체가 지난 7일 입수한 삼성 특검 사건에 관한 삼성 측 자료를 공개했다. 삼성 측 변호인이 삼성특검 사건(2008 고합 366) 1심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양형 참고 자료다.

이건희 전 회장과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대표이사의 직인이 찍혀 있는 이 자료에는 "이 전 회장이 삼성에버랜드 CB 사건 및 삼성SDS BW 사건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들 회사에 각각 969억 9423만 5000원과 1539억2307만 6922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삼성에버랜드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외 수익은 323억 5925만 7000원이다. 이건희 전 회장이 이 회사에 줬다는 969억 9423만 5000원의 행방을 알 수 없다. 또 삼성SDS가 공개한 지난해 영업외 수익은 624억 6080만 3000원이다. 이 전 회장이 줬다는 1539억2307만 6922원의 행방을 알 수 없다. 자산수증이익 등 다른 항목을 살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결국, 가능성은 두 가지다. 이 전 회장이 법원에 허위 진술을 했거나,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가 회계 조작을 했거나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14일 삼성그룹 사장단 협의회에 보낸 공문에서 "2008년 7월 11일에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에 삼성특검의 공소사실에 따른 손해액을 지급한 것이 사실인지 여부와 해당금액의 회계처리 내역 및 원칙 등"에 대해 질의했다.

ⓒ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연대
삼성, 에버랜드와 SDS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 인정

삼성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밖에도 많다. 이건희 전 회장 등이 삼성에버랜드 CB, 삼성SDS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점을 삼성 측 변호인이 인정한 대목도 그 중 하나다.

이 자료에서 삼성 측 변호인은 "(삼성에버랜드 CB 발행, 삼성SDS BW 발행으로 인해) 법적으로는 삼성에버랜드, 삼성SDS에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따라서 피고인 이건희 등이 공소장 기재 금액들을 위 각 회사에 지급하여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전환사채 발행 당시의 삼성에버랜드 주식의 가치 및 신주인수권부 사채 발행 당시의 삼성SDS 주식의 가치가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인 7700원, 신주인수권부 사채의 전환가격인 7150원보다 높다고 판단될 경우에 적어도 위 각 회사의 기존 주주들에게 그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이러한 주주들의 손해는 주식의 적정한 가치와 실제 납입된 금액의 차이가 회사에 납부됨으로써 전보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납부 약속한 증여세 4800억 원, 실제로 냈나?

또, 이 단체가 입수한 삼성 측 변론 자료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삼성특검 공소장에 기재된 2000~2006년 사이의 양도소득세 포탈 관련 본세 및 이에 대한 가산세 등 약 1748억 원과 2007년분 양도소득세 약 82억 원 등 총 1830억 원의 미납세금을 이미 납부했다고 돼 있다.

그리고 이 자료에서 삼성 측 변호인은 "차명주식은 법률상 주식의 명의신탁으로서, 과세관청은 주식의 명의신탁에 대하여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피고인 이건희는 현재 증여세를 산정하여 납부를 준비하고 있는데, 대략 4800억 원 정도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산"되며, "피고인 이건희는 증여세 금액이 확정되는 대로 바로 이를 납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는 삼성 측이 법원에 약속한 증여세 납부가 예정대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도 질의했다.

이건희가 형량 감경 위해 쓴 수천억 원, 출처는?

이어 경제개혁연대는 이 전 회장의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에 대한 손해변제액, 양도소득세포탈세액, 증여세 납부예정액 등 총 9139억 원에 대한 조달재원 및 차명재산 처분 여부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삼성특검은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명의로 관리된 차명주식 가액이 4조 1009억 원(2007년 12월 말 기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후 삼성그룹의 발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차명주식 가운데 현재까지 실명전환된 것은 약 3조 5923억 원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특검 발표와 약 5,086억 원의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차액에 삼성특검이 밝힌 차명 예금·채권·수표 등 4364억 원을 모두 더하면 약 9450억 원이 된다. 삼성 측이 법원에 제출한 양형 참고 자료에서 이 전 회장이 손해변제액 및 세금납부액(증여세 납부 계획 포함) 등으로 지출했다고 밝힌 금액인 9139억 원과 거의 일치한다.

이에 대해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이 전 회장이 그간 불법 차명 계좌로 관리해 왔던 자산을 자신의 형량 감경을 위해 사용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그는 "삼성 측은 차명 자산의 실명화 내역 및 사용처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은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며 이번 질의에 대한 삼성 측의 답변을 촉구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이런 질의에 대해 아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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