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도 많은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2008년 공연계를 강타한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창작 초연 14작품, 창작 재공연 29작품, 라이선스 19작품 등 적지 않은 뮤지컬 작품이 관객 앞에 섰다. 2009년 상반기 공연계는 관객들을 끌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쳤다. 친숙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무비컬과 노블컬, 서정적인 내용과 음악을 장점으로 하는 유럽 뮤지컬, 대 자본이 투자된 화려한 무대 혹은 스타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뮤지컬, 꾸준히 마니아 계층으로부터 사랑 받는 재공연 뮤지컬 등이 이런 분위기를 반증한다. 이 작품들이 한국뮤지컬시장의 발전과 함께 높아진 관객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뉴스테이지에서는 '2009년 상반기 뮤지컬 작품 BEST vs WORST'를 꼽기 위해 뮤지컬 마니아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1. 2009년 상반기 창작 뮤지컬(초연) BEST vs WORST
BEST '영웅을 기다리며' 진부함 탈피, 근엄함을 던져버린 의외의 영웅상에 모두 호평
WORST '주유소 습격사건' 드라마 축소로 인한 영화와의 거리감 아쉬워
▲ ⓒ뉴스테이지 |
올해는 정부에서 실시한 공연지원사업 및 각종 축제, 산학협력 등으로 제작의 돌파구를 마련한 작품들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2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창작 뮤지컬(초연) 가운데 베스트 작품 1위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은 2008년 창작팩토리 우수뮤지컬 제작지원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정부의 지원금을 얻어 작품의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어 17%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한 '마이 스케어리 걸'은 대구국제뮤지컬축제의 지원을 받았고, 14%의 득표율로 4위에 오른 '주유소 습격사건'은 서울예술대학교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단계적인 제작과정을 거쳤다. 더불어 15%의 득표율로 3위에 오른 '기발한 자살여행'은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이는 탄탄한 원작의 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 결과였다. 한편 창작 뮤지컬(초연) 베스트 작품 순위에서는 '마이 스케어리 걸' '주유소 습격사건' '기쁜 우리 젊은 날'이 나란히 순위권에 진입, 무비컬 작품의 강세를 또 한 번 입증했다.
2. 2009년 상반기 창작 뮤지컬(재공연) BEST vs WORST
BEST '형제는 용감했다' 종갓집·장례식 등 독특한 소재, 더 용감해진 형제 매력 롱런
WORST '라디오 스타' 다 알고 있는 내용, 무대만의 에너지 필요해
▲ ⓒ뉴스테이지 |
초연작이 아니었던 '빨래'를 제외하면 네 작품 모두 본지에서 조사한 2008년 창작 뮤지컬 초연 작품 베스트에 들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들은 2009년 상반기 다시 한 번 그 저력을 증명했다. '형제는 용감했다'는 28%의 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작품은 제2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베스트소극장뮤지컬상을 수상했고, 제3회 동(同) 어워즈에서도 5개 부문 노미네이트 된 수작이다. 한편 상위 랭크된 베스트 재공연 작품들은 주로 가족적이고 따뜻한 소재로 여러 세대가 함께 보기 좋다는 장점을 자랑했다. 또한 스타 마케팅을 이용해 대중성 역시 놓치지 않았다는 것도 이 작품들의 특징이다. '형제는 용감했다'의 정준하와 2위를 차지한 '빨래'의 임창정뿐만 아니라 3위 '라디오 스타'의 정준하·김원준, 4위에 오른 '내 마음의 풍금'에서의 이지훈 등이 그 예다. 캐릭터에 어울리는 스타의 선정은 그간 실력 부재와 미스 캐스팅 소리를 들어왔던 스타마케팅의 새로운 면모를 재확인시켰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에서 주역 '최곤'을 맡은 가수 김원준은 일부 관객들에게 아쉬운 연기력과 발성 차이를 지적받기도 했다. 이미 영화로 내용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무대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더불어 '온에어' 시즌3에서 '알렉스'라는 캐릭터로 무대에 오른 가수 알렉스 역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전 시즌에서 건방진 아이돌로 표현 됐던 '알렉스'가 캐스팅에 맞춰 돌연 로맨틱가이로 변모한 것이 아쉬움을 남겼다.
3. 2009년 상반기 라이선스 뮤지컬 BEST vs WORST
BEST '삼총사'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별들의 축제
WORST '렌트' 신예들이 넘지 못한 이전 배우들의 벽
▲ ⓒ뉴스테이지 |
베스트 라이선스 뮤지컬에 오른 공연들은 각자 다른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려 관객들을 모았다. 25%를 득표, 1위에 오른 '삼총사'는 신성우, 유준상, 엄기준, 박건형 등 뮤지컬을 모르는 사람도 들어봤을 법한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이어 23%의 득표율로 그 뒤를 바짝 쫓은 '쓰릴 미'는 마니아층의 오랜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작품 '드림걸즈'는(3위) 120대의 무빙라이트와 LED 회전 무대, 600여벌의 의상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13%로 그 뒤를 이은 '자나, 돈트!'는 영화 '앤티크' '쌍화점' 등 동성애 코드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마음에 시기적절하게 웃음을 주었다. 한편 '노트르담 드 파리'는 단 3회의 서울 공연에도 불구하고 5%의 지지율로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성공적인 서울 공연 이후 계속된 지방 공연 덕분이다. 이 작품은 지방에도 뮤지컬 문화를 전파 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한편, 국내 뮤지컬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작품 '렌트'는 신예들을 대거 기용하는 모험을 펼쳤다. 이는 풋풋한 에너지가 돋보이기는 했으나 남경주, 이건명, 조승우, 최정원, 쏘냐, 정선아 등 기존 배우들의 실력에 가려 아쉬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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