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태에 대해 국가정보원이 북한 IP 주소를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 배후 추정" 입장을 고수했다. 북한 배후설의 진위 여부를 떠나 국정원의 무책임한 발표 행태라는 비난이 거세다.
10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국정원은 미국, 한국, 일본, 과테말라 등 16개국의 86개 IP를 통해 디도스 공격이 이뤄졌지만, 16개국에 북한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수사가 끝나지 않아 공격의 배후를 확정적으로 발표하긴 이르다"면서 공격대상이 주로 보수단체의 사이트라는 점, 지난달 27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사이버스톰' 비난 성명 발표, 특정해커 수법 등을 예로 들며 북한 또는 추종세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민주당 박영선 의원 등이 전했다.
이에 대해 박영선 의원은 "검찰과 경찰도 해킹 관련 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 두 기관은 북한이나 종북세력의 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하는데 국정원이 증거나 근거 없이 밝히니까 국민들 혼란이 가중되고 여러 가지 음모론이 나오고 정보기관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디도스 공격 IP에 북한은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도 배후가 의심스럽다는 말을 또 덧붙였는데, 무슨 이런 억지가 있느냐"며 "아무런 증거도 없는 불확실한 추정을 사실처럼 주장해 국민불안을 조성하는 것이 국정원의 책무냐"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독재정권 시절, 정권의 존속을 위한 해묵은 단골메뉴였던 북풍을 디도스 공격에까지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하다하다 사이버 북풍까지 만들어 내는 것이 가뜩이나 얼어 붙은 남북관계 상황에서 정부가 할 일인지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철저하고 신중하게 조사하부터 한 후에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보수야당인 자유선진당도 국정원의 확인되지 않은 추정을 발표하는 행태를 비난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정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정보기관이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보기관은 음지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 정보기관"이라며 "그런데 국정원은 홍보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MB정부에서 눈치 빠르게 이미 폐지된 국정홍보처로 변신하고자 하느냐"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아무리 국정이 혼란스럽기로서니 국정원마저 휩쓸려서 우왕좌왕해서 되겠느냐"며 "정보를 모르는 인사가 수장으로 있는 만큼 국정원은 살얼음 걷듯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야 하는데, 국정원을 보며 국민이 끌끌 혀를 차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