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명박 대통령의 아호를 딴 '청계재단'의 감사로 임명된 주정중 씨는 회계사이자 삼정컨설팅 회장이다. 주 씨는 97년 당시 국세청 조사국장으로 재벌기업을 상대로 한 불법대선자금 모금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씨는 세풍 사건으로 2004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500만 원의 유죄를 최종 선고받았다.
청계재단은 맏사위인 이상주 변호사 뿐 아니라 청와대 참모진 출신인 류우익 서울대 교수(전 비서실장),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전 사회정책수석) 등 임원 12명 전원이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로 임명됨에 따라 재단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에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런데 지난 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통해 현대, SK, 대우 등 23개 대기업에서 166억3000만 원을 불법모금한 사건인 '세풍사건'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인사가 감사를 맡았다는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익재단의 감사의 재단 운영의 투명성을 감시하는 일을 맡는다.
세풍사건이란? 1997년 대선 당시 이석희 국세청 차장 등이 현대 SK 대우 등 23개 대기업에서 166억3000만 원을 한나라당 대선자금으로 불법모금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1998년 8월 검찰의 정치권 사정(司正)으로 시작되었다가 15대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되었으나 이석희 차장을 비롯해 사건 주역들의 해외 도피와 증인들의 잇단 불출석등으로 수사가 지연되다가 2003년 4월 일단락되었으며, 2004년 4월 대법원 최종 판결로 유죄가 확정됐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석희 당시 국세청 차장은 97년 10월 하순부터 대선직전까지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회창 씨의 동생인 이회성 씨 등과 서울 시내 모호텔에 모여 대선자금 모금 등 대선 관련 문제를 서로 논의한 뒤, 지난 97년 9월 차수명 당시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으로부터 한나라당 재정위원 중 기탁금 고액미납자 명단을 건네받아 미납기업을 상대로 기탁금 납부를 독촉하는 등 당시 국세청ㆍ한나라당이 대선자금 모금을 위해 조직적으로 공모했다. 또한 계좌추적 결과 정치인과 언론인 각 20명 가량이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관리하던 차명계좌 등에서 출금된 수표와 현금 등 수백만원씩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이회창 후보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97년 당시 대선자금을 모금하던 임채주 전 국세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수고한다. 고맙다"고 격려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구체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풍 사건으로 5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04년 4월 대법원은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과 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1년, 이회성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000만 원, 주정중 전 국세청 조사국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500만 원, 김태원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게 벌금 2000만 원을 확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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