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비정규직 대량해고 즉각 중단하라"

민생민주국민회의 "MB정부는 제비 다리 부러뜨린 놀부인가"

"집단 해고를 자행하면서, 해고대란을 막기 위해 비정규직법을 유예해야 한다는 이명박 정부, 한나라당의 논리는 마치 놀부가 제비 다리 부러뜨려 놓고 고쳐주는 쇼와 다를 바 없다."

민생민주국민회의, 민주노총 등은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대해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 행위와 비정규직법 적용 유예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 정권은 (7월) 1일 이전부터 '100만 해고대란'과 같은 괴담을 유포하며 해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며 "하지만 한 주일이 지난 지금, 결국 민간 부문에서의 해고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노동부는 이날, 1일부터 3일까지 법조항 때문에 실직한 근로자의 수가 122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공공기관 소속인지 민간기업 소속 비정규직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지난 5일 한국노총은 산하 73개 공공 기관을 조사한 결과 6월 30일부로 2년 계약이 만료되는 379명 가운데 217명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법 시행에 따른 비정규직 계약 해지 통보 움직임이 감지된 곳은 공공기관 노조인 공공연맹뿐이었다.

민생민주국민회의 등은 이를 두고 "이명박 정부는 해고대란설을 어떻게든 입증해야겠다는 일념 때문에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홍의덕 의원은 "설사 비정규직법이 유예가 된다 하더라도 공공 부문에서는 비정규직들을 정규직, 무기 계약직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와 반대로 해고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6월 30일자로 보훈병원에서 해고된 선명애 씨도 "비정규직법을 믿고 버티면 정규직이 될 줄 알았는데, 공공 기관에서 법 시행 전에 이렇게 자를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2007년 3월 보훈병원에 영양사로 입사했다.

민주노총은 앞서 지난 30일, 이영희 노동부 장관을 직무 유기와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7일 참여연대도 같은 이유로 이영희 장관을 고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