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장관 출신인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연설에서 홍수피해와 복구비 총액이 연간 7조 원이라면서 3년치 예산만 들이면 4대강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이는 거짓 통계에 기반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라디오연설에서 "지난 5년 간 평균으로 보면, 연간 홍수 피해가 2조7000억 원이고, 복구비가 4조3000억 원이나 들었다. 수질 개선 비용 등 다른 비용을 다 빼더라도 매년 7조 원이 넘는 돈이 땜질식으로 강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인용한 수치는 4대강이 아니라 전국 하천 피해액"
이 의원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2단계를 거쳐 4대강 홍수 피해액 및 복구액을 2배로 부풀렸다. 피해 규모를 최대화하기 위해 임의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간의 기간을 설정해 연간 평균액을 구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최근 피해가 가장 컸던 태풍 루사(2002년)와 태풍 에위니와(2006년)가 포함돼 있다.
연간 피해액을 산정하기 위한 기간을 10년(1997-2006년)으로 늘리면 4대강 홍수 피해액 및 복구액은 연평균 2조7585억 원으로 줄어든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은 4대강의 피해액 및 복구액이 아니라 전국하천의 피해액 및 복구액을 인용했다. 2002-2006년의 4대강 홍수 피해액(1조4898억 원) 및 복구액(2조3971억 원)은 전국 하천의 피해액 및 복구액의 절반을 약간 넘는 규모다.
<정부 제시 5년 평균 태풍ㆍ호우 등 피해액과 복구액('02-06 연평균)>
(단위 : 억원, %)
구분 | 피해액 | 복구액 | 계 |
섬진강과 4대강 수계 (비율) | 14,898 (55.2%) | 23,971 (56.3%) | 38,869 (55.9%) |
전국하천 | 26,977 | 42,593 | 69,570 |
이처럼 이 대통령이 4대강 살리기를 말하면서 전국 하천의 홍수 피해액 및 복구액을 인용한 것은 22조 원이라는 4대강 살리기 예산에 억지로 끼워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명박 정부는 2012년까지 향후 3년 안에 22조 원의 재정을 투입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이용섭 의원은 "한국방재협회 보고서에 의하면 국가하천 홍수피해액은 전체의 3.6%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지방 2급하천(55.0%) 및 소하천(39.7%)의 피해가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살리기, MB의 성공함정"
이용섭 의원은 이 대통령이 이날 라디오연설에서 4대강 사업과 청계천을 비교한 것에 대해 "청계천과 4대강은 목적, 규모, 환경이 전혀 다른데도 청계천의 성공경험을 4대강에 확대적용하고 있다"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이 대통령의 대표적 '성공함정' 사례로서 치적을 만들기 위한 시대역행적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앨빈 토플러가 지적한 '성공함정'은 과거 성공 경험에 사로잡혀 시장의 새로운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몰락해가는 현상을 말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청계천을 지금은 사업 초기에 그렇게 반대했던 분들까지 모두 행복하게 즐기고 있지 않냐"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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