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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톡톡 talk> 약방엔 감초, '환상동화'엔 세 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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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톡톡 talk> 약방엔 감초, '환상동화'엔 세 광대?

[난장 스테이지] 연극 '환상동화'의 세 광대, 송재룡, 문경태, 송삼동을 만나다

연극 '환상동화'는 젊은 연출가 김동연의 오랜 구상 끝에 2003년 변방연극제에서 초연됐던 작품이다. 연이은 앙코를 공연에서 거듭 호평을 받아온 이 작품은 현재 명실 공히 대학로 최고의 연극으로 자리 잡았다.

연극 '환상동화'를 더욱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세 광대의 연기 투혼! 이 작품에 출연하는 전쟁, 사랑, 예술 등의 세 광대는 이야기꾼임과 동시에 관객이 되기도 하고, 혹은 직접 동화 속 이야기를 재연해내는 주인공으로 분한다. 약방에 감초가 있다면, 연극 '환상동화'에는 세 광대가 있다. 연극 '환상동화'의 세 광대, 송재룡(예술광대 역), 문경태(전쟁광대 역), 송삼동(사랑광대 역)을 만나 격식 없는 인터뷰를 나눴다.

▲ 연극 '환상동화'의 세 배우 ⓒ뉴스테이지

기자: 작품 안에서 세 광대가 아옹다옹하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던걸요? 만약 세 광대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요?

전쟁광대(문경태): 정말 어렵……. 첫 질문부터 싸움을 시키다니(소근).

예술광대(송재룡): 예술>전쟁>사랑광대 순. 짬밥대로 나열한 거랍니다(웃음).

사랑광대(송삼동): 아마 제가 이길걸요. 사랑광대의 '땡깡'을 당할 자는 없으니까요.




기자: 사랑광대의 '무한땡깡' 저도 작품을 봐서 알아요.사랑, 전쟁, 예술……. 세 광대는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각 광대들에게 꼭 필요한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전쟁광대(문경태): 음…….


기자: 음......? "음"이요? 혹시, 그 "陰(어두울, 음)"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전쟁광대(문경태): 음…….


예술광대(송재룡): 예술광대에겐 뛰어난 체력과 타고난 성대(?), 그리고 약간의 똘기!


사랑광대(송삼동): 그리고 사랑광대에겐 사랑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겠죠.

기자: 오. '사랑에 대한 확신' 왠지 멋있네요. 그렇다면 사랑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사랑광대(송삼동): 살아가기 위해서요. 반대로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서 살아가고요.




기자: 그럼, 예술광대는요?

예술광대(송재룡): 예술이 필요한 이유 말인가요? 맨밥만 먹고 살수는 없잖아요.


기자: 아하. 혀를 풍요롭게 만드는 여러 가지 '반찬'들처럼, 예술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다면, 과연 전쟁도 필요할까요? 전쟁광대, 말씀해주시겠어요?

전쟁광대(문경태): 절대로 전쟁이 필요할 이유는 없죠. 다만 잘못된(?) 인간의 본성 때문에 전쟁이 생겨났을 뿐이에요.




기자: 만약 극 중이었다면, 계속 전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셨을 거면서(웃음).

전쟁광대(문경태): 그, 그건 극 중이고요.

기자: 다음은 배우들의 상상력을 테스트해보는 시간입니다. 연극 '환상동화'의 주인공, 시력을 잃은 무용가 '마리'와 청력을 잃은 음악가 '한스'의 사랑이야기가 너무 슬프던데요. 만약 본인이 작가라면, 어떤 결말을 내시겠어요? 간략하고 센스 있는 스토리텔링 부탁드릴게요.

예술광대(송재룡): 연합군이 쳐들어온다. 그러나 한스(독일군)는 영어도 할 줄 알았던 것이다. (2개 국어의 반전!) 미리 연합군 옷을 챙겨 입고 있던 한스는 독일군임이 발각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그래서 둘은 연합군의 보호 아래 거처를 마련하고 알콩달콩.

사랑광대(송삼동): 한스가 마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팔아 한강에 뛰어들고, 이에 감동 먹은 한강의 용왕님(?)이 한스에게 '귀밝이술'을 하사하신다. 그렇게 둘은 행복했다.

전쟁광대(문경태): (최대한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전쟁 때문에 이별한다. 다음 생을 기약하며 아름답게 마무리…….


기자: 옙. 감사합니다. 세 분 모두 재미있게 적어주셨지만, 아무래도 사랑광대의 '귀밝이술'이야기가 제 스타일이네요.

▲ 연극 '환상동화'의 세 배우 ⓒ뉴스테이지

기자: 이제 작품 밖의 이야기를 조금 나눠볼까 해요. 연극을 보면 배우 분들 메이크업이 상당히 개성 넘치던걸요. 두터운 메이크업 때문에 우리 배우들 화장독 오르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스러웠답니다. 자, 그럼 '피부보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 각자 말씀해주시겠어요?


전쟁광대(문경태): 따로 노력하는 부분은 없고요.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모 CF의 문구를 열심히 따르고 있을 뿐이에요.


예술광대(송재룡): 맞아요. 특히 분장은 더 그렇죠. 그리고 수분케어는 필수!


사랑광대(송삼동): 일요일 공연이 끝나면 흑설탕 팩을 하고 마스크 팩까지 해주는 센스!




기자: 오. 다들 열심히 챙기시는 군요. 다음 질문은 조금 '쌩뚱'맞을 수도 있겠네요. 모두 배고픈(?) 연극의 길을 걷고 계신데, 어떨 때 본인이 연극배우인 것을 가장 실감하시나요?


전쟁광대(문경태): 공연을 마치고 극장 밖에 나와 보니 왠지 모를 외로움이 느껴지고, 카드 결제일이 다가올 때.


예술광대(송재룡): 대출이 안 될 때. 엉엉.


사랑광대(송삼동): 공연 끝나고 힘없이 극장을 나와 터벅터벅 집에 갈 때.

기자: 왠지 쓸쓸해 보이네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시 작품 이야기나 할까요? 세 분 모두 '광대' 역을 맡고 계신데, 이 가운데 가장 '광기'가 많은 배우는?


전쟁광대(문경태):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저예요. 역할에 충실하다보니까 상당히 어두워지기도 했고, 세상에 불만도 많아지고 있어요. 요즘 시국도 시국이니만큼 세상이 전쟁터 같기도 해요…….


예술광대(송재룡):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저예요. 다들 그렇다고 하네요.


사랑광대(송삼동): 예술광대요. 공연을 보면 알겠지만, 살짝 미쳐야지(?) 할 수 있는 역할이죠.

기자: 그렇다면, 가장 감수성이 풍부한 배우는요?


전쟁광대(문경태): 배우나 광대 모두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이죠.


예술광대(송재룡):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저예요. 드라마 '잘했군 잘했어'의 채림씨가 결혼할 때 엄청 울었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네요.


사랑광대(송삼동):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저예요. 지금도 마리와 한스의 이별장면을 생각하면, 눈물이 그렁그렁.

기자: 마지막으로, 가장 폭력적인 배우 역시 궁금하네요.


전쟁광대(문경태): 없는 것 같아요. 선, 후배 사이가 워낙에 좋거든요(친절한 웃음).


사랑광대(송삼동): 전쟁광대요! 심심하면 "폭격이다"를 외치잖아요.


예술광대(송재룡): 저요. 나이가 제일 많아서(?). 이유는 알면서~

기자: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진짜 마지막으로 왜 연극 '환상동화'를 꼭 봐야 하는지만 여쭤보고 이번 인터뷰를 마칠게요.


전쟁광대(문경태): 잃어버린, 혹은 기억할 수 없는 동심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예술광대(송재룡): 가슴속에 자기만의 환상의 날개를 가지신 분들, 그 환상의 세계로의 비상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사랑광대(송삼동): 세 명의 광대들이 자기 이야기만을 하며 흘러가지만, 결국 하나로 뭉쳐지는……. 그 재미? 그 매력?

연극 '환상동화'는 오는 8월 16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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