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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지끈' 코 '훌쩍'…여름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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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지끈' 코 '훌쩍'…여름 불청객

[이상곤의 '낮은 한의학'] 냉방병

인종별로 코 모양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주변 환경의 온도차에 적응하려는 진화의 산물이다. 더운 지역에 살았던 흑인은 더운 공기를 빨리, 많이 배출하고자 코의 구조가 넓어졌다. 추운 지역에 살았던 백인은 찬 공기를 천천히 조금씩 흡입하려고 코의 구조가 좁아졌다. 이처럼 콧구멍은 그냥 구멍이 아니다. 외부의 이물질이나 통제가 어려운 온도의 공기가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첫 번째 장애물이다.

요즘같이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철을 버티는 데는 에어컨, 아이스크림, 음료수가 최고다. 그러나 모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 은행, 극장, 지하철 등의 찬 기운은 어떤 사람에게는 피서지 같겠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체력이 약한 사람은 알레르기성 비염, 과민성 장염과 같은 여러 가지 증상의 냉방병에 시달린다.

찬 기운이 과하면 우리 몸은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기 어렵다. 코에 들어오는 에어컨의 바람을 0.25초 만에 36.5도로 데워야 코에 자극이 없다. 이 한계를 넘어서면 코는 콧물을 배출하는 것과 같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나타낸다. 위장도 마찬가지다. 아이스크림과 같은 찬 것의 섭취가 과하면 36.5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고, 곧 설사와 같은 과민 반응으로 이어진다.

▲ 정부가 정한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는 섭씨 26~28도. 그러나 상당수 대형 빌딩 사무실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심한 냉방으로 여름철 건강은 '몸살'을 앓는다. ⓒ뉴시스
큰 감자와 작은 감자를 익히면 작은 감자가 금방 익는 것처럼 어른보다 어린이의 체온이 더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한다. 이런 자극이 반복되면 결국 몸의 전체적인 방어 능력, 즉 면역 능력이 떨어져 감기에 잘 걸리게 된다. 냉방병에 약을 복용해도 병세의 차도를 금세 느끼기 힘든 이유는 이처럼 몸의 방어 능력 자체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를 <난경>에서는 '페허증'이라 부른다. 한의학에서는, 몸의 온도, 습도 조절 능력을 폐의 능력으로 봤기 때문에 폐의 기가 정체돼 외부 방어 능력이 떨어졌다고 본 것이다. 이런 폐허증, 즉 냉방병은 원인이 명확하기 때문에 치료도 쉽다. 우선 생활 속의 실천은 무엇이 있을까? 프랑스 인들은 여름이면 태양이 뜨거운 바다로 바캉스를 떠난다.

이런 바캉스는 사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는 면역 강화의 한 방법이다. 태양의 양기는 모든 생명력과 활동력의 원천이다. 적당한 일광욕이 우리의 면역 기능을 자극하여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주는 것이다. 운동 역시 예방법의 하나다. 체온의 대부분은 근육에서 생긴다. 적절한 운동은 체온을 높여 코의 온도 조절 능력을 높여준다.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은 건포 마찰이다. 표피를 마른 수건으로 자극하면 피부 호흡 능력과 온도 조절 능력을 높여서 면역 능력을 강화해 냉방병을 적극적으로 예방한다. 집에서 쉽게 끓여먹을 수 있는 차는 없을까, 생강 ,대추, 계피를 넣고 대파의 흰뿌리를 마지막에 넣으면 에어컨, 선풍기로 인한 냉기를 이기는 훌륭한 약차가 된다. 맛을 생각한다면 약간의 설탕을 넣어도 좋다.

옛사람은 삼계탕, 보신탕을 먹어서 외부로 흘러나간 체온을 내부에서 채워주고 열의 근원을 보충해 주었다. 이같이 내부가 차가워지고 체온 조절이 힘든 냉방병이나 한랭성 알레르기에는 한의학이 큰 힘을 발휘한다. 곽향정기산, 영강감미신하인탕, 이중탕 등은 삼계탕처럼 내부가 차가워져서 위태로워지는 한랭성 알레르기나 여름철에 생기는 감기에 효과가 탁월하다.

이런 치료는 단지 콧물, 재채기, 두통을 없애거나,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제거하고 증상을 없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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