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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비 못내 눈칫밥 먹는 애들 알면서 사람이 어떻게…"

'무상급식 삭감' 경기도교육위 성토 계속…속기록 발언 공개 돼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경기도교육위원회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예산 삭감안에 반대했던 이재삼, 최창의 경기도교육위원과 경기 지역 학부모·교사 20여 명은 26일 경기도교육위 본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삭감에 찬성한 7명의 교육위원직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재삼, 최창의 위원은 지난 23일 도교육위 본회의에서 삭감된 예산안이 통과된 뒤부터 본회의장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3만5000명 '급식 신청 탈락'…"교장 근무 기피 요인돼"

이들은 이날 도내 학교 급식비 지원 실태를 공개하며 무상급식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의 자료에 따르면 급식을 하는 도내 초·중·고 학생 가운데 7962명이 급식비를 내지 못했으며, 미납 금액은 9억6500만 원이었다.

또 2009년도 학교급식 지원 신청자수는 19만4748명였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선정된 인원은 15만9719명에 불과했다. 3만5029명이 신청에서 탈락한 것이다.

또 지난해 급식지원금 556억 원 가운데 예산이 아닌 학교 내·외부에서 조성된 금액이 76억 원이었다. 이중 학교 외부에서 조달된 72억 원은 학부모회, 개인, 종교단체, 기업, 장학재단 등이 기탁한 후원금으로 마련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국가 기관에서 담당해야 할 저소득층 학생의 학교급식을 외부 기관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부작용이 일어나거나 저소득층 밀집지역 학교장의 주요 근무기피 요인이 되고 있다"며 "또 급식비 체납액이 많은 소규모학교나 농촌지역 학교는 전체적인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에 포함되지 않는 한부모 가정, 불화 가정의 학생들의 급식 미납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무상급식 추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삼, 최창의 교육위원은 성명을 발표하고 "삭감을 주장한 동료위원님들을 대신하여 다시한번 사죄를 드린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경기도교육위원회는 왜 이렇게 경기도민과 교육가족의 분노의 목소리가 뜨거운가를 정확히 깨닫고 그들의 허탈함과 좌절을 메꾸어 나갈 길이 무엇인가를 올바르게 찾아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위는 이번 사태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엄중하게 사죄해야 한다"며 "특히 갖은 이유를 동원하며 우리 아이들 급식비 삭감에 앞장 선 동료위원들은 이 사태에 대한 입장을 재차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농성장을 찾은 한 교장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짐승들도 새끼를 먹여 살리기 위해 스스로는 굶어가며 먹이를 구해다주거늘 어찌하여 어른들이란 분들이 손자손녀 같은 농촌 초등학교 아이들 밥값을 자를 수 있느냐, 해마다 아이들이 급식비를 제때 못내 눈칫밥을 먹은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더 보태주진 못할 망정 절반을 깎아 버릴 수 있냐고 하더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 귀중한 자리에서 왜 우리는 급식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해야 되나"

한편, 무상급식 예산을 절반으로 삭감하고 혁신학교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을 논의했던 예결산소위원회에 앞서 진행됐던 지난 15일자 경기도교육위 본회의 속기록이 이날 공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발행하는 <교육희망>이 입수한 속기록 자료에는 급식 예산 삭감을 주장한 의원들의 발언이 생생히 기록돼 있다.

조돈창 위원은 "그 예산(무상급식)은 학력 향상과 질 좋은 교육 제공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죄송스럽지만 이번 추경 예산에서 본 위원은 개인적으로 급식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조 위원은 "당신의 경기교육 정책 집행에 대한 평가는 1년 후 임기가 끝나게 되면 하게 되는 것이다. 책임질 일은 기필코 책임져야 한다"며 김상곤 교육감을 '당신'이라고 지칭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한상국 위원은 '아침 급식 제공'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전부 직장 생활을 해서 아침 그나마 한끼를 식구가 같이 앉아서 먹고 있다. 그런 아침까지 무상급식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밥장사 종일 해야 하는데 한번 식중독 사고 터지면 그나마 훈장도 못 받는데"라고 말했다.

유옥희 위원은 "오늘 10시부터 지금(오후 3시 52분 계속 개의)까지 급식 관련 얘기 수없이 많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이 귀중한 자리에서 왜 우리는 급식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해야 되는가 회의가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강관희 위원은 "농어촌 학생에게는 전체 학생에게 무상 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의타심만 기르고 교육상 좋지 않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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