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4명이 실신, 병원으로 이송돼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0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범국민 추모제를 지냈다. 추모제를 마친 시민 100여 명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용산역 주변 약 1km를 가두행진 하려했다. 그러나 경찰은 용산역 앞 도로에서 행진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영정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용산 참사 현장으로 돌아온 유가족과 시위 참가자 20여 명은 훼손된 영정을 복구해 줄 것을 용산경찰서에 요구하며 한강대로 서울역 방향 3개 차로에 앉아 1시간 가까이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오후 7시께 이들을 인도로 밀어냈다. 경찰과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3명을 연행했다.
▲ 용산 참사 유가족 중 한 명이 경찰과 대치 중 응급차에 옮겨지고 있다. 이날 용산 참사 유가족 5명 중 4명이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 |
시위 참가자들이 일부 연행된 뒤에도 유족 5명은 훼손된 영정 복구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1시간 가까이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결국 오후 8시께 여경을 투입, 농성을 벌이던 유족들을 강제로 인도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고 한대성 씨의 부인 신숙자 씨, 고 윤용헌 씨의 부인 유영숙 씨 등 유가족 5명 중 4명이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갔다.
용산 참사 해결을 위해 6일 동안 단식 중이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종훈 신부도 이날 경찰과 대치 중 탈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가족 4명은 중앙대 용산병원에서 치료 중이고, 전종훈 신부는 강남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용산 참사 현장에 설치된 현수막 철거해
한편 21일 오전 9시께 용산 참사 현장에 설치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단식기도 천막에 붙어 있던 현수막이 경찰에 의해 철거되는 일도 발생했다. 용산 범대위에 따르면, 경찰은 천막에 붙어 있던 '대통령은 유족 앞에 사죄하고 용산 참사 해결하라'라고 쓰인 현수막과 남일당 분향소 앞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걸어놓은 '단식기도 6일째'라는 피켓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과 용산 범대위 간 물리적 충돌도 일어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범대위 관계자들은 "구청직원도 아닌 경찰이 불법적으로 철거를 한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강서 신부는 경찰과의 충돌로 옷이 찢겨나가는 일도 발생했다. 용산 4가에 살고 있는 83살의 노인은 눈에 피멍이 들고 허벅지에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홍석만 용산 범대위 대변인은 "경찰은 불법 시위 용품이기 때문에 철거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지만 이곳은 천주교 신부님들이 미사를 벌이는 기도회장인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용산 경찰서 경비과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할 말 없다"며 "그쪽(용산 범대위)이야기를 들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 현수막 철거에 항의하던 문정현 신부를 경찰들이 제지하고 있다. ⓒ용산 범대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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