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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두비>, 또 청소년관람불가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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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두비>, 또 청소년관람불가 판정

[이슈 인 시네마] 영등위의 경직성 및 고무줄 심의 또 다시 논란

이주노동자 청년과 한국 여고생의 우정을 다룬 영화 <반두비>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또 다시 '청소년 관람불가'로 등급을 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반두비>의 배급사인 인디스토리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신동일 감독의 세 번째 영화 <반두비>는 지난 5월 21일 청소년 관람불가를 받아 신동일 감독의 성명서와 함께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6월 11일 또 다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 반두비

영등위가 애초 <반두비>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매긴 것은 영화 속 주인공인 여고생이 안마시술소에서 일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데다 욕설과 비속어가 여과없이 표현되고 있다는 이유 때문. 신동일 감독은 "대한민국 여고생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다. 오히려 청소년들이 다양하게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고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에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영화다."라는 요지를 담은 성명서와 함께 수정 없이 재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영등위 측은 '청소년 모방 위험'을 근거로 또 다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 눈에 띄는 것은 재심의 부분의 세부결정분류항목에서 애초 문제가 됐던 주제, 선정성, 대사 등은 15세 관람가로 표시돼 있다는 사실이다. 청소년 관람불가로 표시된 부분은 '모방 위험' 항목뿐이다. 그러나 영화사 측은 "대체 무엇에 대한 모방 위험"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화계에서는 최근 들어 급격하게 보수화한 영등위가 영화의 내용에 대한 이해와 탄력성 없이 지나치게 경직된 판정을 내리고 있는 한편, 일관성 없이 주관적인 잣대를 남용하고 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실제로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여고괴담 5 : 동반자살> 역시 다른 청소년들의 자살을 막는 귀신이 등장하고 동반자살을 비판하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공포의 수위 및 모방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재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반면 성적인 코드의 농담이 난무하고 폭력성이 높은 <트랜스포머 2 : 패자의 역습>은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반두비>의 경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될 당시 12세 관람가로 상영된 바 있으며, 오는 7월 열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도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초청된 상태다. 개봉 전 시사회에서 영화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관람객의 89%가 15세 관람가가 적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화계 일각에서는 영등위의 최근 등급 판정이 영화에 대한 이해와 소신보다는 정권의 코드 맞추기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반두비>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한 비난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장면들이 영등위 위원들의 심기를 거슬렸을 것이라는 것. 올 초 이명박 대통령의 BBK 논란을 연상시키는 주가 조작 소재의 영화 <작전> 역시 애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가 재심의를 통해 15세 관람가로 완화된 바 있다. 또한 번번이 '모방 위험'을 유독 크게 드는 것 역시 청소년들을 소통의 대상이 아닌 무조건 통제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라는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

<반두비>를 연출한 신동일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코미디같은 비극이다. 영화를 심의하는 영등위 위원들의 영화를 보는 안목과 전문성에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의 등급은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마저 애초부터 제한하는 것"이라며 통탄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이런 사태가 <반두비>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개봉 일정을 변경하기 힘든 만큼, <반두비>는 예정된 대로 6월 25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된다. 그러나 신동일 감독은 개봉 이후 장기상영을 하며 다시 심의를 신청하는 등 청소년들도 영화를 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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