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온에어 시즌3'의 멀티맨 오대환에게 쏟아진 호평들이다. 가수 알렉스의 뮤지컬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이번 작품에서는 "알렉스 보러 갔다 멀티맨에게 시선을 빼앗기다(puha0070)"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최근 오대환 배우(메인사진)처럼 주연 못지않은 깊은 인상을 남기는 명품 조연들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많은 조연 중에서도 공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멀티맨. 멀티맨이란 한 작품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극의 재미를 더하는 사람을 칭한다. 말 그대로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배우다.
멀티맨이 등장하기 시작한 작품은 뮤지컬 '김종욱찾기'가 원조급이다. 한 공연 안에서 무려 22개의 역할을 소화한다. 이에 뮤지컬 '김종욱찾기'는 총 13명의 배우가 멀티맨 역을 거치며 약 22000개(2009년 6월 9일 1000회 공연 기준)의 역할을 소화한 진기록을 낳기도 했다. 더욱이 뮤지컬 '김종욱찾기'의 멀티맨은 연기했던 배우들이 이후 뮤지컬 '김종욱찾기'의 주인공으로 재캐스팅 되거나 타 작품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케이스가 많아 남자배우들에게는 더욱 욕심나는 자리다.
▲ 뮤지컬 '김종욱 찾기' 중 김종구 배우 ⓒNewstage |
뮤지컬 '김종욱찾기'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스토리피'의 김지훈씨는 "멀티맨에 대한 반응이 매우 뜨겁다. '김종욱찾기' 대신 '멀티맨찾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라고 관객들의 관심을 한 마디로 일축했다. 또한 "멀티맨의 등장이 붐을 이루며 홍보도 훨씬 수월한 점이 있다. 특히 '김종욱찾기'의 경우 멀티맨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라, 타 작품의 멀티맨 주제 기사에 빠짐없이 등장한다"며, "멀티맨이 기본적으로 가진 메리트 외에도 그 뒤에 숨겨진 퀵체인지나 에피소드 등 다양한 홍보 소스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뮤지컬에서 시작된 멀티맨 열풍은 연극 무대에도 존재한다. 현 대학로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위성신 연출의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그의 작품 '염쟁이유씨'는 주인공 자체를 멀티맨화시켜 15명이 등장하는 1인극을 완성했다. 그 외 위성신의 연극 '술집', '상처와 풍경' 등에서도 멀티맨의 활약이 빠짐없이 등장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주)가을엔터테인먼트의 연극 'New강풀의 순정만화', '그남자 그여자' 등도 멀티맨 열풍에 힘을 싣는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에는 총 12개, 'New강풀의 순정만화'에는 7개의 역할을 소화한다.
멀티맨은 숨 쉴 틈 없이 돌아가는 퀵체인지와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요하는 캐릭터다. 그만큼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 그러나 정작 무대 위 멀티맨들은 역할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편이다. 현재 연극 'New 강풀의 순정만화'에 멀티맨으로 열연 중인 배우 박주용은 "여러 개의 역할을 다 소화해내기가 힘들긴 하지만, 관객들의 기억에도 강하게 남고 스스로에게도 가장 보람찬 배역"이라고 밝혔다.
매 공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멀티맨들 덕에 같은 공연을 재관람하는 관객들도 생기는 추세다. 또한 관객들에게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제작자측면에서는 제작비 절감의 이점도 따른다. 그 어느 배역보다도 많은 땀을 흘리고, 관객과 가깝게 만나는 멀티맨, 공연시장에서 그들의 인기는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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