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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민주혁명의 이날, 비통한 심정으로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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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민주혁명의 이날, 비통한 심정으로 맞이한다"

6월항쟁 22주년 시민단체 기념식…"6월 정신이여 부활하라"

1987년 6월 항쟁이 10일로 22주년을 맞았다.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민생민주국민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2년 전 6월 항쟁의 시작을 알렸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인 이날 정오 서울 정동 성공회대성당 본당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에는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비롯해 박형기 목사, 이소선 여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500여 명의 각계 인사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현 정부의 비민주적 행태를 비판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저녁에 예정된 '6월 항쟁 계승 민주 회복 범국민대회'에 대한 정부의 원천 봉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그리고 각종 시국 현안 등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해학 "이명박 정부, 타도해야 할 독재 정권"

개회사를 맡은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대표이사장 이해학 목사는 "오늘 아시아에서 최초로 민주 혁명의 깃발을 들었던 자랑스러운 날을 비통한 심정으로 맞이한다"며 "우리는 마음으로 인권과 민주를 유린한 이명박 정부를 국민이 타도해야 할 독재 정권이라고 명칭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학 목사는 용산 참사, PSI 참여, 서울광장 봉쇄 등을 지적한 뒤 "국민을 두려워하는 역대 독재자의 공통점은 평화 시위를 폭력 시위로 뒤집어씌우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고 모이는 것을 방해하는 이 정부는 민주 정부가 아니라 독재 정부"라고 지적했다.

이해학 목사는 "총체적 위기에서 우리는 절망하지 않는다"며 "맨손, 맨발로 불의에 항거해 반민족적, 반민주적 정부에 대해 투쟁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람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도 불어온다. 6월 정신이여 부활하라"라고 말하며 말을 맺었다.

이어 6월항쟁기념사업회 공동이사장인 함세웅 신부는 "뜻깊은 오늘,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의 고통에 찬 죽음을 새롭게 묵상한다"며 "또 세상을 떠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위에서 투신하시는 모습을 가끔 머리에 그린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힘들고 어려울 때 자기 몸을 던지는 결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묵상한다"며 "저희가 갈라지고 가치관도 다르고 삶의 자리도 다른데 그분이 자신의 몸을 던져서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었다. 그것은 한 분의 죽음이 이룩한 시대적 기적이라고 개인적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함 신부는 "만나는 분마다 호소한다"며 "일제 치하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 상해, 만주, 미국 등에서 우리 선조들이 여러 이념으로 갈라졌다.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목적은 하나였는데 원수처럼 갈라지는 뿌리가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것은 탐욕, 욕심에서 기인한다. 그것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세웅 신부는 "분열성을 극복하지 않는한 6월 민주 항쟁 정신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핍박받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 욕심을 버리면서 한발한발 양보하는게 6월 항쟁의 실천적 교훈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 운동의 뜻을 확인하며 오늘 저녁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한 아름다운 축제의 장이 펼쳐지길 바란다"며 이날 범국민대회의 성사를 기원했다.

▲ 민생민주국민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2년 전 6월 항쟁의 시작을 알렸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인 이날 정오 서울 정동 성공회대성당 본당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뉴시스

"지금은 민주주의 제단에 위태롭게 꺼져드는 촛불을 다시 켤 때"

이어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보고와 감사 인사를 맡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2년 전 6월 항쟁 시작한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 장례식 치르고 유족을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 뜻깊으면서도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오는 7월 10일 49재를 지나면 장례 절차는 일단락 되지만 그분의 서거가 거기에서 멈추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량한 권력, 검찰, 언론이 그를 죽음 끝으로 몰고 갔고, 우리는 새로운 깨달음 속에서 새로운 지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여러 제도, 권력, 언론, 검찰을 총체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선 제2의 강희남, 박종철, 이한열, 노무현이 또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전 총리는 "오늘 범국민대회를 불허한다는 얘기듣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6월 항쟁 정신이 시청 앞 잔디만도 못하다는 사람들이 이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이날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국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민주공화국을 세운 원년 이후로 22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실로 참담하다"며 "이명박 정부는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뿌리째 부정하면서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의 위기, 남북평화의 위기를 불러들이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국민들에게 헌법이 보장한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지켜주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이제라도 국민들이 흘리는 이 비통한 눈물의 의미를 제대로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우리는 22년 전 그 6월 민주 항쟁 정신을 기리고, 현실의많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며 "우리들 민주, 진보, 개혁 세력도 다함께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 남북 관계의 평화적 회복, 서민살리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웃들께 널리 알리자.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민주 열정과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세계만방에 함께 보여주자. 지금은 민주주의 제단에 위태롭게 꺼져드는 촛불을 다시 켤 때"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치졸한 정치 보복을 자행한 데 대해 사죄하고 그 진상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라 △치안 통치를 중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비롯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 △공안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미디어 관련 악법을 폐기하라 △한반도 평화로 가는 이정표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계승하고 냉전적 대북 강경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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