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악화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채권단은 초우량매물 대우건설을 다시 시장에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재무개선 약정 추가협상을 진행 중인 주채권은행 산업은행은 1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우건설 매각 후 재매입 우선권 부여' 카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한 매각 가격은 현 주가 수준인 주당 1만3000원 선으로 인수 당시 가격(주당 2만62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너무 싸다는 이유다. 대안으로 그룹은 두 가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하나는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를 오는 9월까지 끌어들여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은 현재 추진 중인 금호생명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등 자산 매각과 동시에 계열사별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자산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산은은 두 방법 모두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산은이 금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오는 12월 돌아오는 풋백옵션(금융자산을 약정된 기일이나 가격에 매각자에게 되팔 수 있는 권리) 만기 이전에 이미 많은 금융회사들이 유동화에 나서 만기연장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18개 FI로부터 3조5299억 원을 지원받았다. 당시 계약 조건은 올해 12월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풋백옵션 행사 가격(3만1500원)에 못 미칠 경우 차액을 보전한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이 현 주가수준에 머물 경우 그룹이 부담해야 할 풋백옵션 비용은 총 4조1300억 원선에 달한다. 연장이 점차 어려워지는 마당에 새 FI를 찾기도 쉽지 않고 주가 회복도 여의치 않아 대우건설을 매각해야만 한다고 채권단이 압박을 가하는 이유다.
또 금호생명 등 자산매각은 조달되는 자산이 대우건설 풋백옵션 비용을 상쇄하기에 턱 없이 모자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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