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 맞춰 게임개발사는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고 게임서비스를 일시 중지한다고 했고, 홍대 앞 클럽들은 처음으로 클럽 데이를 취소했다. 게이머들은 온라인 상에서도 추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모의 뜻을 밝히며 분향소를 찾는 대중문화예술인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 영결식 게임서비스 취소
리니지·리니지2·아이온 등 인기 온라인게임 다수를 서비스하는 국내 최대 게임개발사 엔씨소프트는 28일 공지사항을 통해 "플레이엔씨(게임서비스포털)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하고자 영결식이 진행되는 시간 동안 플레이엔씨 게임 및 웹서비스를 일시 중지한다.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게 된 점, 부디 깊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서비스 중지 시간은 오는 2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이며 엔씨소프트가 제공하는 13개 게임 접속이 이 시간 동안 모두 불가능하다. 온라인 게임업체가 특정인의 추모를 위해 서비스를 중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번 방침에 불만을 품을 이용자들을 위해 일부 정액 게임을 결제한 이용자에게는 게임을 못한 시간만큼 이용이 가능한 일일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의 금전적 피해는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를 제외한 다른 게임업체는 이 정도로 극단적인 추모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다만 많은 게임업체는 자사 홈페이지를 인터넷포털과 마찬가지로 검은색조의 디자인으로 개편했다.
게이머들은 자발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각 게임포털 게시판에는 온라인에서 조의를 뜻하는 검은 리본(▶◀), 삼베(▦) 기호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마비노기'에서는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던 도중 잠시 플레이를 멈추고 촛불 모양의 아이템을 들고 한 장소에 모였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다른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홈페이지에 게이머가 국화꽃을 헌화할 수 있도록 별도 코너를 마련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작 '리니지2' 게이머들은 다른 게이머와 결투를 위해 필요한 아이템을 땅에 떨어뜨려 검은 리본(▶◀) 표시를 만들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 ⓒ플레이엔씨 |
클러버들 "춤 출 때 아니야"
한편 서울 홍대부근 클럽들이 모여 만든 클럽문화협회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에 "오는 8월 100회를 앞두고 있는 클럽데이는 그동안 정치, 종교, 인종의 구분 없이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소통의 장으로 발전해오며 단 한 번의 취소 없이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이를 깊이 애도하고 추모하고자 클럽문화협회 소속 21개 클럽의 클럽주 및 관계자, 출연 아티스트간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져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클럽데이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행사로, 이날 행사에 참여하는 클럽 입장권 하나만 있으면 자유롭게 클럽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말한다. 오는 29일 클럽데이는 97번째 행사다.
클럽문화협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기간에 겹치게 된 클럽데이의 진행에 있어 날짜 연기 등의 의견이 거론되었으나,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국민적 정서를 아우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추모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며 "97회 클럽데이를 취소함에 따라 사과의 말씀을 전하며 6월에 진행되는 98회 클럽데이 프로그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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