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시민추모위원회는 서울시립미술관 앞 정동길에서 추모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추모식도 진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주최 측은 "경찰이 애초 시청 앞 광장에 있던 방송 차량의 이동을 막았고, 다시 구한 방송 차량조차 경찰에 묶여 있다"며 행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7시 30분, 이곳에 모여있던 2000여 명의 시민들은 간이 스피커를 구비한 주최 측과 함께 '광야에서'를 합창하며 추모제를 시작했다. 한편, 같은 시간 시민 분향소가 마련돼 있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서울광장 사용 불허 방침에 분개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위를 조직하며 거리 진출을 시도했다.
거리로 진출하는 시민들의 앞에 선 일부 노인은 경찰을 향해 "광장이 명박이거냐, 세훈이 거냐, 시민의 것인데 왜 사용을 못하게 하냐"며 "광장을 연다고 하다가 또 안 연다고 하고 정동길은 좁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걸 경찰도 뻔히 보고 있지 않냐"며 강하게 항의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시민은 상복을 갖춰 입고 미리 준비한 목관을 어깨에 지며 노제 형식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역 방향으로 약 100미터 정도 행진한 뒤 곧 경찰에 가로막혔다. 오후 8시 10분 현재 일부 시민은 "독재 타도" 등 구호와 노래를 합창하며 계속 거리 진출을 시도하고 있고, 미리 대기하던 경찰은 강경하게 이를 막으며 대치 중이다.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이라고 밝힌 경찰은 "이런 것은 추모 분위기와 맞지 않다"며 경고 방송을 했다. 날이 어두워진 8시경부터 일부 시민들은 촛불을 켜기도 했다. 오후 8시 19분 현재, 시청역 일대는 분향을 기다리며 줄을 선 시민, 거리로 나서려는 시민, 경찰 병력으로 인산인해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광장만 열어줬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텐데, 정부와 경찰이 충돌을 자초하고 있다"며 "혹시 충돌을 유도하려고 광장을 개방하지 않는 것은 아니냐"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시민의 이런 의지는 경찰 버스에 막혀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통하지 못했다. ⓒ프레시안 |
▲ 경찰 버스로 둘러싸인 서울광장은 초록 잔디만 홀로 외롭다. ⓒ프레시안 |
▲ "서울 시청 앞이 명박이 땅이야, 세훈이 땅이야!" 한 할아버지가 경찰을 붙잡고 따지고 있다. ⓒ프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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