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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연말까지 위기 계속…터널 끝 빛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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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니 "연말까지 위기 계속…터널 끝 빛이 보인다"

서울디지털포럼 연설서 "과잉 유동성으로 인플레 위험"

비관적 경제전망 기조를 고수해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이 붙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교수는 세계경제 위기가 올 연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며 회복은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경제국가는 선진국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를 키울 것을 주문했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국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 연말 이후 회복 시작

27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BS 주최 서울디지털포럼(SDF)에서 루비니 교수는 "지난 10여년 사이 세계가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중"이라며 "다음달부터 빠르게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조금 더 비관적이다. 올해 연말까지는 위기가 지속될 것이고 회복도 서서히 이뤄져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엄격하게 경제회복 가능성을 진단한 이유로 루비니 교수는 "선진국 경제권을 보면 가계부문과 금융, 기업부문 등에서 아직 문제점이 많이 남아있다.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고 민간소비 침체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 강연하고 있는 루비니 교수. ⓒ서울디지털포럼
그는 다만 "물잔에 물이 반이 차 있느냐 반만 남았느냐는 인식의 차이"라는 말을 전제로 "긍정적으로 보자면 '터널의 끝에 빛이 보인다'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정책입안자가 이번 위기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이에 따라 회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관되게 부정적 논조를 펼친 이전에 비해서는 보다 낙관적인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루비니 교수는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권이 선진국보다 빨리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복의 열쇠로 그는 수출이 아니라 내수경기 진작을 꼽았다.

루비니 교수는 "한국의 수출시장인 미국은 아직 기존의 소비성향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금융분야의 침체가 깊다. 소비자들은 수입이 줄어들면서 저축은 늘리는 상황"이라며 "수출에 의존해 온 아시아 각국이 내수 활성화를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에 경제회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을 꼽아 "한국이 내년 잠재성장률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렵겠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성장률 1.5%보다 조금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작년 4분기 한국경제가 매우 수축된 데 따라 기저효과가 있을 것이고 이미 올해 2분기부터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중국의 성장률이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한국의 성장률 수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올해 예상성장률은 6% 수준이라고 했다.

지정학적 위험은 고려하지 않아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한국 정부의 PSI 참여로 인해 높아진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국 경제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루비니 교수는 내다봤다.

그는 "물론 지정학적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핵실험 결과 직후 한국 시장의 반응을 보면 단 하루만에 신뢰를 회복하는 모습이었다"며 "근본적으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고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이런 긴장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세계의 대응을 통해 점차 긴장이 완화될 것이다. 한국 경제는 개방여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언급했다.

내수를 살리는 방안으로 그는 시각을 보다 넓힐 것을 주문했다. 아시아 역내 무역도 전부 내수로 보라는 충고다.

루비니 교수는 "일단 무역부문과 달리 효율성이 낮은 서비스분야에 다양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서비스부문을 증진시키는 게 큰 도움"이라며 "국내 소비를 볼 때는 아시아 역내 소비까지 포함시키라고 말씀드린다. 역내 소비가 활성화되면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울디지털포럼

루비니 교수는 다만 최근 경제회복을 위해 각국 정부가 과도하게 풀어놓은 유동성은 경제회복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라틴아메리카 수준의 하이퍼인플레이션까지 생각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8~10% 정도까지 갈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10% 정도의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 장기 국채금리는 15%, 모기지금리는 17~8%까지 갈 수 있다. 이 경우 70년대 우울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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