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자로 문광부와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단장으로부터 일방적인 전원해고 통보를 받고 복직 및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이들은 매주 수요일 문광부 앞에서 벌이는 집회 중 100일을 맞아 떡을 돌리며 투쟁의지를 다졌다.
▲ 국립오페라합창단이 투쟁을 시작한지 100일을 맞아 문광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상임화 약속을 믿으며 7년간 비정규직으로 일해왔지만 지난 3월 31일 일방적인 공식 해고 통지를 받았다.ⓒ프레시안 |
공공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 조남은 지부장은 "열심히 싸워준 노조원들과 연대해준 동지들, 그리고 시민들의 큰 호응이 없었더라면 지금까지 싸움을 계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힘차게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은 지부장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에 응한다면 상임화를 해주겠다는 말로 우리를 회유하고 있지만 우리는 국립오페라단의 전속 합창단으로 있기를 원한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국립오페라단 측은 문화부에 등록된 민간합창단인 '코리아오페라콰이어'에 오디션을 거쳐 입단할 것을 오페라합창단원들에게 권유한 바 있다. 그러나 오페라합창단 노조원들은 이소영 단장의 약속은 믿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이것이 또 다른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예술노동자간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홍대수 부지부장은 "코리아오페라콰이어는 이소영 단장의 거짓과 과장의 산물이다. 6억의 예산을 받아 3년간의 연임과 연 80회 이상의 공연을 약속했으나 문광부 직원으로부터 거짓말이라는 확인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소영 단장이 코리안오페라콰이어를 끌어들여 우리의 투쟁을 밥그릇 싸움으로 보이게 만들고 국립합창단과의 싸움으로 변질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예술노동자간 갈등과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예술 역시 예술가들의 안정된 기반 위에서 꽃피울 수 있다. 우리는 준 공무원의 자격으로 예술의 공공성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것이 국립오페라합창단 단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 집회 도중 연설하고 있는 민주노총 공공노조 국립오페라합창단지부의 조남은 지부장.ⓒ프레시안 |
현재 매주 월, 수, 금요일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는 국립오페라합창단 노조원들은 매일 국회 앞에서 일인시위와 함께 매주 수요일에 문광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매월 첫째, 셋째 주 금요일에는 촛불음악회를 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장천아트홀에서 18여 곡의 레퍼토리로 구성된 '희망음악회 시즌 2'를 개최한 바 있다.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는 문화계뿐 아니라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며 이슈가 됐을 뿐 아니라 해체를 철회하라는 일반 시민들의 서명이 13,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사회적 저항에 부닥치고 있지만 문광부와 국립오페라단은 이에 대한 또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립예술단체의 일원이었던 만큼 준공무원으로서 예술의 공공성을 실현하고 싶다는 이들에게 민간 오페라합창단으로, 혹은 국립합창단의 연수단원으로 입단할 것을 권유하는 등 임시방편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는 것. 지난 3월에는 '규정에 없다'는 이유로 이들을 해고한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단장 자신이 규정을 어기고 있음을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폭로하여 도덕성 시비로 번지기도 했다.
예술의 공공성을 실현해야 할 국립 예술단체가 오히려 앞장서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예술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국립오페라단과 문광부이 하루빨리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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