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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이중섭의 환생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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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이중섭의 환생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人 스테이지]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의 정보석 인터뷰

이중섭은 자유로운 기질의 소유자로 예민한 감수성과 순진무구함, 외곬수적인 성격을 지닌 화가다. 그리고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을 통해 이중섭의 생애를 재현할 배우 정보석은 그런 기본적 성향을 꼭 빼닮았다. "연극을 할 때는 모든 것이 내 세상 같고 행복하다"는 것이 그가 요즘 연극 무대에 몰두하는 이유다. 궂은 날씨에 습기 가득한 지하연습실에서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려가며 연습에 집중하는 정보석의 모습이 아름답고, 심지어 관객으로써 고맙기까지 한 이유는 거기에 있다. '해야 해서' 하는 것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의 차이는 여실히 드러나는 법이다.

▲ 연극 '길 떠나는 가족'에 출연 중인 정보석 ⓒNewstage

"물론 연극이 좋아서 하는 거지만 이 작품은 좀 더 특별한 케이스예요." 배우 정보석은 EBS 문화사시리즈에서 해설을 맡아 진행했던 이력이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이번 작품 <길 떠나는 가족>에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그 프로그램에서 이중섭의 생애를 다큐식으로 조명했던 적이 있어요. 근데 그 60분 안에 담아내기에는 이 분의 삶이 닮고 있는 게 너무 많았던 거예요. 언젠가 이 작품이 영화나 연극 등으로 제작된다면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소식을 듣고 제가 먼저 연락을 했어요."

그는 지난해 연극 <아트>와 <클로져> 등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배우가 됐다. 그래도 언제나 연기는 풀기 힘든 숙제다. "가장 큰 부담은 화가 이중섭이 갖고 있는 내면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정보석은 "내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다보니 첫 등장부터 땀이 이렇게나 많이 난다"고 전했다.

▲ 연극 '길 떠나는 가족' 연습 현장의 정보석 ⓒNewstage

한 사람의 인생에 집중되는 이야기이기에 캐릭터 해석에 대한 부담도 따른다. "자료가 많아 접근하기는 쉬웠어요. 이중섭 화백 관계되는 자료는 거의 다 열람한 것 같아요. 시간 나는 틈틈이 직접 미술관을 찾아 그림을 느껴보는 기회도 갖고 있고요. 요즘은 조금이라도 그 분의 마음을 느껴보고자 집에서 그림을 따라 그려보기도 해요." 이 정도면 '반(半)이중섭'이 될 법도 하건만 배우 정보석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한다. "근세사를 살아온 인물이기에 제 상상력만으로 채울 수는 없는 부분이 있어요. 분명 그 연기 안에 리얼리티가 살아있어야 하기에 많은 고민이 따릅니다."

제30회 서울연극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은 배우 정보석 외에도 보고 느낄 거리가 풍부한 작품이다. 정보석 역시 그렇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하다. "함께 공연을 하는 극단 '서울공장'은 앙상블들이 너무나 좋은 집단이에요. 근 10년 가까이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친구들이라 이번 공연에서 눈 여겨 보신다면 분명 더 좋은 공연이 되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 외에도 의수화가 석창우 화백의 시연이나 미디어아트의 결합 등도 흥미롭습니다." 관객들에게 공연 관련한 팁을 넉넉히 일러주는 정보석에게서는 그가 얼마나 이 작품을 아끼고 좋아하는지가 분명히 드러났다.

"무대에서 '이중섭이 환생을 했구나'하는 소리를 들어야하지 않겠어요?(웃음)" 화가 이중섭이 갖고 있는 예술적 혼이나 성과를 모두 쫓아가지는 못하지만 그 분이 가졌던 내면의 맑은 영혼만큼은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는 게 정보석의 얘기다. 이중섭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자 하루에 한 끼씩만 먹으며 배고픔도 느껴보고, 스스로 고립되며 외로움과 그리움을 상기시켰다는 배우 정보석. 작품과 이중섭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무대 위에 고스란히 묻어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중섭 화가의 드라마틱한 삶을 재조명한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은 오는 5월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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