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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올해말 하향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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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올해말 하향 전환한다"

[글로벌 마켓 워치] 경제위기시 경기 순환의 특징들

현재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위기 후 경기 방향성이다. 한 달 전과 다른 점은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언급에서 보듯 여전히 신중론도 존재하지만 주가지수나 환율 등 가격변수들은 이미 경기 방향성에 대한 낙관을 반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볼 때 현재 발표되고 있거나 발표될 경제지표들의 움직임도 이러한 기대를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적다. 이미 경기 선행지수는 상승 반전하는 중이고 기업 및 가계의 체감지표들도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으며, 기업 부문의 단기적인 재고조정도 마무리 단계이다. 여기에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집행이 2분기 이후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경기지표 반등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2분기는 단기 경기 반등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문제는 "조금 더 긴 시각으로 봤을 때 경기의 흐름이 어떤 모습을 보일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마치 금융위기가 없었던 것처럼 반등 국면을 이어갈지, 아니면 다시 경기가 반락할지에 대한 의견은 금융시장에서 여전히 엇갈린다. 우리가 자료나 언론을 통해 보게 되는 'V'자형, 'U'자형, 'L'자형, 'W'자형 등 다양한 향후 회복방향에 대한 분분한 의견 갈림은 이를 상징한다.

경기 순환, 주기는 짧아지고 폭은 커져

과거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시기를 되돌아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 불만족스러우나, 과거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내린 결론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는 단순한 흐름(또는 추세)을 가지지 않으며, 순환주기가 짧아지고 단기 진폭은 커지는 국면을 반복한 이후 점차 일정한 수준으로 수렴해 간다는 것이다.

가장 전형적인 예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4년 또는 2005년까지 한국 경제 흐름이다. 외환위기 직후 한국 경제는 사상 유례가 없을 만큼 급락하지만 그 이듬해 가파른 상승을 경험했다. 이후 IT버블 붕괴와 함께 급락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잠시 반등한 후, 카드사태로 또 추락하는 등 거의 1년 단위로 경기가 등락을 반복하고 난 이후에야 경제지표가 수렴(또는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경기의 흐름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풀어 놓은 유동성 때문이라고 본다. 금융위기 국면에서의 예기치 않은 상황은 그 자체로 경제 주체들에게 부정적인 심리적 충격을 주기 때문에 하락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반면 위기 해결을 위해 막대하게 풀린 자금은 유동성 효과를 발생시켜 순환적인 경기지표를 단기간에 끌어 올린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발생한다. 경기지표가 반등하고 금융불안이 다소 진정되기 시작하면 늘어난 유동성은 언제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통화 당국은 매우 빠르게 통화를 환수하는 정책을 취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환수 강도가 경제의 체력을 넘어서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경기를 다시 위축시킨다.

통화 당국은 위축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또 통화를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과거 대우사태에서 보았던 것처럼 구조조정도 진행되어 가는 게 과거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유동성 증감에 따라 통화증가율은 점차 안정되고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로 수렴하게 되면서 경제위기는 마무리된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긴축은 곧 억지로 살려놓은 경기를 다시 죽이는 계기가 된다.

▲12일 오전 한국은행이 5월 통화정책방향과 관련해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은 총재가 회의 개최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뉴시스

경기 살렸다 죽이는 유동성

그러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까? 가능성이 높다. 중앙은행제도가 정립되고 불태환 화폐제도가 안착한 이후,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각국정부와 중앙은행의 대응책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즉, 각국 정부가 결국 막대한 돈을 푸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 얘기다. 최근의 경우도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예외는 아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M1(협의통화) 증감률(회색)과 경기선행지수(노란색) 변동 추이. 외환위기 이후 큰 폭의 등락을 보였던 경기선행지수는 점차 진폭을 줄여가며 안정형으로 수렴했다. 선행지수 진폭이 컸던 이유는 더 드라마틱하게 변한 통화량 변화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
그렇다면 현재 순행하고 있는 한국의 경기 흐름이 다시 하락국면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지점은 언제가 될까? 5월 금통위까지도 금리 동결을 결정한 한은이 통화 긴축정책을 펴기 시작할 때가 될 것이다. 그 시기는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일반적인 기대보다 빠른 올해 말일 것이라는 게 필자의 전망이다.

그 이유는 그 동안 한은의 통화 확장정책으로 늘어난 유동성이 순환적인 경기지표 개선은 유도하겠지만 구조적 개선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앞으로 인플레 지표만 보다 빠르게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풍부하게 공급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그 동안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이완되고 주식시장 상승 등 자산가격 반등이 이어지겠지만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경기 변동성이 이전에 비해 확대된다는 점은 곧 주가나 금리, 환율과 같은 가격변수의 변동성 역시 크게 증가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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