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시가격 평균치 등락과 관계 없이 이건희 전(前) 삼성 회장이 가장 비싼 집에 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강남, 서초, 분당 등 부동산 투기 수요가 있는 지역에 집을 가진 사람이 이득을 취하는 구조 역시 여전했다.
주택 공시가격, 첫 하락세
29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의 서울 이태원동 자택 공시가격은 94억 5000만 원으로, 공동주택 967만 가구와 단독주택 399만 가구 등 국내 주택 1366만 가구를 통틀어 4년 연속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95억 9000만 원)보다 1.5% 가량 떨어진 가격이지만, 공시가격의 평균 하락치보다는 덜 떨어졌다. 올해 주택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4.1% 떨어졌으며, 이는 지난 2005년 공시제도 도입 이후 첫 하락이다.
공시가격 하락은 과천, 분당 등 그동안 집값 상승폭이 컸던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의 공동주택 가격이 -21.5%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분당이 -20.6%, 용인 수지가 -18.7%, 송파는 -15% 등을 기록했다.
'버블세븐' 주택 소유자, 즐거운 비명…"집값 오르고 세금 줄었다"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강남·서초·송파·용인·분당·평촌·목동)을 중심으로 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들 지역 공동주택 보유자들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줄어들게 됐다.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시가격은 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버블 세븐' 지역 집값은 지난 2~3월 상당 폭 올랐다. 하지만 올해 1월 1일 시세를 기준으로 매겨진 공시가격에는 이런 상승폭이 반영돼 있지 않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의 공시가격은 작년 9억 2800만 원에서 올해 7억 2000만 원으로 22.4% 하락했다. 하지만, 부동산 114의 시세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현재 가격은 10억 7000만 원으로 공시가격은 이 값의 67.3%에 불과하다.
올해 공시가격이 5억 6000만 원인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 96.65㎡의 경우 현재 시세가 8억1000만원으로 현재 가격 대비 공시가격 비율은 69.1%에 그쳤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단지 전용 65.34㎡도 공시가격은 3억 6600만 원이지만 현재 시세는 6억1500만 원이다. 현재 시세와 비교하면 공시가격은 59.5%에 불과하다.
용인, 분당 등 경기도 내 '버블세븐'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버블 세븐' 지역 주택 공시가격이 현 시세의 6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통상적으로 공시가격은 실가격의 80% 수준에서 매겨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버블 세븐' 지역 주택 보유자들은 상당한 세금을 감면받는 셈이다.
종부세 부과 대상 가구, 28만 4821가구에서 6만 8054가구로
이런 사정은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의 격감과 맞물린다. 사실상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이 된 9억원 초과 주택은 올해 공동주택 5만9989가구, 단독주택 8065가구 등 6만8054가구로 집계됐다. 6억원 초과 주택이 종부세 기준이었던 지난해에는 28만4821가구가 종부세 부과 대상이었다.
한편, 가장 비싼 가격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이건희 전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은 대지 2142.6㎡(연면적 2138.16㎡)에 지하2층~지상2층 규모다. 공시가격이 시세의 80%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전 회장 자택의 실제 가격은 11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이 전 회장이 이와 별도로 소유하고 있는 서울 중구 장충동1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79억 3000만 원이다. 82억 8000만 원이었던 지난해보다 2억 9000만 원 떨어졌지만, 전체 공시가격 순위는 4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지난해 83억 6000만 원의 공시가격으로 전체 3위를 기록했던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의 서울 동작구 흑석동 단독주택은 올해 4억 1000만 원 떨어진 79억 5000만 원에 공시됐으나, 전체 순위는 2위로 뛰어 올랐다.
전국 주택 가운데 가장 싼 단독주택은 대구시 중구 동산동에 위치한 주택으로 24만 8000원에 공시됐다. 이 주택은 대지 지분없이 건축면적만 11.3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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