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재정적자(51.6조 원)에 기반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정부의 고통분담 노력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제위기를 맞아 국민들에게 '고통분담'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인건비 등 세출을 줄이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에게만 고통을 요구하지 말고 정부부터 예산절감 등 고통분담에 앞장서야 한다"며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백악관 고액연봉자 임금동결과 경비절감을 업무 1호로 지시한 반면, 이명박 정부는 예산절감은 커녕 오히려 2009년 본예산에 청와대 '총액인건비 본부기본경비'를 50%(43억 원→64억 원)나 인상한 데 이어 청와대 비서동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예비비(63억 원)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자기 부처나 기관장 홍보를 하는 것은 예산 낭비의 대표적 사례"라면서 정부 홍보비를 대폭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살리기 홍보(5.9억 원), 법제처 TV 광고(1억 원), 녹색성장위원회의 홍보비 및 임차료(15억 원), 노동부의 캠페인 예산(2.6억 원) 등은 불필요한 예산이라는 것.
그는 이어 "특수판공비, 업무추진비, 여비, 관서운영비 등 인건비와 물건비를 10% 삭감해야 한다"며 "특히 영수증 없이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는 특수판공비나 주로 접대 목적으로 사용되는 업무추진비는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8개 기관의 특수판공비를 10%만 줄여도 862억 원 세출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외환위기 직후에 집권한 김대중 정부가 총 12.5조원(세입감소 6.8조원, 금융구조조정 지원 3.6조원 등)의 추경을 편성하면서도 정부의 세출삭감(8.5조원)과 세수증대(4조원)로 재원을 조달해 국채를 전혀 발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 현 정부의 안이한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1998년 추경예산상 인건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3.4%로 줄었는데 반해, 2009년 추경예산상 인건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3.3%로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금년도 성장률을 잘못 전망해 생긴 세입부족액 11.2조원은 국채를 발행하지 말고 정부가 경상경비를 절감하고 불요불급한 SOC 예산을 삭감하여 조달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했다가 지난 2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2%로 대폭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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