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이 사흘째 접어든 19일 노-사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해 파업 국면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 중구의 '인천연수원'(구 새마을연수원)에 집단 합숙 중인 노조측은 시간이 흐를수록 파업동참 조합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세를 올리고 있는 한편, 사측은 교섭재개 요청을 하는 문제를 두고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날 제주노선을 제외한 전 국내노선 결항사태를 빚은 아시아나항공은 19일에도 무더기 결항사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조 "파업 동참 조합원 늘고 있다"**
19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파업에 돌입한 지난 17일 오후부터 파업 동참 조합원들이 머물고 있는 '인천연수원'에 시간이 지나면서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 파업 첫 날 외국에 체류 중이던 조합원들이 귀국하면서 연수원으로 발을 옮겼기 때문이라는 것.
이상준 노조 부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파업 첫날에는 전체 조합원 516명 중 295명이, 둘째날인 18일 밤에는 342명이 연수원에 집결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17일 당시 국제선을 타고 외국에 체류 중이던 조합원들이 귀국 후 파업 동참 대열로 합류했기 때문"이라고 파업 조합원 증가의 이유를 설명했다.
18일 조합원들이 머물고 있는 '인천연수원'은 평온한 분위기였다. 조합원들은 현재 교섭 상황과 대응방법에 대해 각 조별로 나뉘어 토론을 하는가 하면, 휴식시간에는 간단한 운동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파업 지도부는 조합원들이 큰 동요없이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잘 움직이고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교섭 재개 여부 불투명**
한편 지난 17일 오후 교섭을 가졌던 노-사는 현재까지 별다른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18일 오전 교섭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사측의 노조 요구안에 대한 검토 작업이 끝나지 않아 무산됐다. 19일 오전 현재까지도 추후 교섭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학주 노조 대변인은 이와 관련 "최종안을 던진 노조로서는 사측이 교섭 요청을 해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노조는 사태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파업 대오를 유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사측도 일단 무더기 결항사태가 빚어진 점을 고려해 빠른 시일내에 교섭을 요청할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을 두고 내부논의를 진행 중이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노조 요구안에 대해 지속적인 검토를 하고 있으며, 교섭 재개 요청 역시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노조 요구안 중 지나친 항목이 많아 회사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반발이 심해 곤혹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조가 최종안을 던지기만 하고 어떤 대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과연 교섭 의지가 있는지 의문케 하는 대목"이라며 "사측은 수차례 양보안을 내고 교섭을 시도했지만 노조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파업 국면이 길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더기 결항사태 지속...일부 국제선도 결항**
파업이 사흘째 지속되면서 결항도 더욱 늘고 있다.
파업 이틀째인 18일 제주노선을 제외한 전 국내선 결항사태를 빚었던 아시아나 항공은 19일에는 일부 국제선에서도 결항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아시아나 항공에 따르면, 이날 국제선 111편 중 오후 8시 인천발 시드니행(OZ601) 1편이 결항되고 국내선은 163편 중 80편, 화물기는 3편 모두 운항이 취소됐다.
특히 시드니행 예약 승객 270여명은 대체 항공편이 없어 여행·업무 등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드니발 인천행을 예정하고 있는 129명의 승객에 대해서는 사측이 대체 항공편을 마련중이다.
이와 관련 사측은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으로 승객 불편이 초래된 데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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