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실은 20일 전국 232개 기초지방자치단체별 집값과 명문대 진학율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며 "서울대, 연·고대 진학자수 순위와 집값 순위가 거의 일치했다"고 밝혔다.
특히 2009학년도 세 대학 합격률 1위인 지역은 전국에서 주택 평당 가격이 두 번째로 높은 서울 강남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에서는 약 100명 당 9명이 세 대학에 합격했다. 이는 전국에서 세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비율이 1.87%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4.8배 높은 비율이다. 또 두 번째로 명문대 합격률이 높은 지역은 서울 서초구로 집값은 전국 3위였으며, 집값이 가장 높은 과천시의 명문대 합격률은 세 번째로 높았다.
▲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명문대'로 꼽히는 세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지역별 집값에 따라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레시안> 취재 결과 명문대 합격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 강남, 서초, 그리고 경기도 과천시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전국에서 집값 1~3위를 달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합격률이 높은 반면, 집값은 낮은 지역을 살펴본 결과 특목고와 자사고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영길 의원실 |
반대로 집값이 높은 상위 10개 지역의 명문대 합격률을 종합한 결과 역시 5.3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서 세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 비율이 1.87%인 것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또 집값이 가장 낮은 지역 10개의 합격률은 0.18%로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낮았으며, 상위 지역과 비교해봤을 때는 30배 가까이 차이가 벌어졌다.
한편, 2009학년도에 세 대학 합격생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은 232개 시·군·구 중 19개였다. 이들 지역의 집값은 서울 강남에 비교해 9배~18배까지 차이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집값 순위에서 역시 이들 지역은 모두 100위 권 밖이었다.
집값 높고, 학원 수강자수 많은 지역이 명문대 합격자 수 많아
또 권영길 의원실은 "2009학년도 명문대 합격률 상위 10개 지역 중 2개 지역을 제외한 8개 지역에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취재 결과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가 없는 나머지 2개 지역은 서울 강남, 서초구로 나타났다.
합격률이 높은 반면, 집값은 낮은 지역을 살펴본 결과 특목고와 자사고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합격률이 전국6위에 달하는 부산 연제구는 지구촌고와 부산외고가 있었으며, 7위인 강원 횡성 역시 민족사관고와 횡성고가 있었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는 학생수가 전국 41.5%인 서울·경기 지역 학생이 세 대학 합격생 중 6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편중 현상이 확인됐다. 또 1인당 생산액과 근로소득세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울산의 세 대학 합격률이 서울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근로소득보다는 부동산 등 자산 소득이 명문대 합격률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각 지역 집값과 입시검정 및 보충학습 사설학원 수강자수, 그리고 최근 3년간 지역별 세 대학 합격자 수를 종합적으로 비교한 상관계수는 0.893에 달했다. 상관계수의 절대값은 0~1 사이로 나타나는데, 이 수치가 1에 가까울 수록 100%에 가까운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처음으로 공개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공개와 맞물려 소득에 따른 지역별 입시 편차를 또 한번 드러내 주목된다. 당시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지역별 수능 성적은 그 지역 내 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며 수능 성적 1~4등급 상위 20개 지역내의 승용차 2대 이상 보유 가구 비율이 전국 지역 평균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영길 의원실은 "이번 분석을 통해 집값과 명문대 합격률, 소득과 합격률의 관계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소득격차가 교육격차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실은 "즉 소득에 따른 사회경제적 환경 차이가 명문대 진학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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