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대감은 정부 내에서도 감지된다. 기획재정부는 8일 '추경예산 효과 및 향후 거시경제 흐름 전망'을 발표해 올 상반기에 바닥을 친 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올해 상반기 중에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는 것을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아직 '바닥'을 얘기하기엔 이르다는 것.
한은 총재 "국내 경기 어려움 당분간 지속"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크게 보면 국내 경기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에서 추가경정예산까지 집행해 가면서 강력한 경기부양정책을 쓰고 그 효과도 기대되지만 소비투자 부분이 크게 위축됐고 세계경제도 단기간 회복되기 쉽지 않아 수출도 금방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재정부 "1분기나 2분기가 바닥"
재정부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부는 28조9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의 효과까지 감안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1.9%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경이 없으면 성장률은 당초 전망했던 -2%보다 0.7%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내년에도 0.6%포인트 떨어지지만 추경에 의한 지출 확대로 올해 0.8%포인트, 내년 0.7%포인트 등 1.5%포인트의 성장 촉진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부는 전기 대비 성장률이 1분기 0%, 2분기 0.7%, 3분기 1.5%, 4분기 1.5%로 예상했다. 하반기 들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윤종권 경제정책국장은 "올해 1분기나 2분기가 바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내년에는 4%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한은과 재정부의 전망이 엇갈리는 지점은 얼마나 빨리 회복세를 보일 것이냐는 것이다. 한은은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계속 갈 수도 있다고 봤고, 재정부는 올 상반기 지나서 바로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한은, 4월 기준금리 2.00%로 두달째 동결 한편 한은 금통위는 9일 4월 기준금리를 연 2.00% 동결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0월 5.25%인 금리를 5%로 내리면서 계속된 금리인하가 지난 2월 2.00%를 기점으로 멈춰 두달째 멈춰섰다. 급격한 경기하락은 멈췄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이성태 총재는 2.00%가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경계했다. 그는 "기준금리 2%는 금융완화를 상당히 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았다고 해서 금융완화를 거둬 들였다 이렇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면서 "추가 금리인하 문제는 조금 더 두고 보는게 좋겠다는 뜻이지 금리조정의 필요성이 소멸됐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한다고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두달째 금리동결이 '이미 유동성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해석도 거부했다. 그는 "지금까지 5.25%에서 2%까지 내려오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현상을 보면 의도했던 정책효과가 나타났다고 본다"며 "앞으로 어느 수준이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수준이냐, 여지가 얼마나 있느냐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실제 거기 가보기 전에는 이론적으로 계산해볼 수는 있지만 어디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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