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세무민이 도를 넘었다. 석면탈크가 함유된 제품이 베이비파우더뿐만 아니라 화장품, 냉장고, 세탁기, 자전거, 수술용 장갑까지 마구잡이로 널려있다고 호들갑을 떤다. 호흡기를 통해 흡입되는 경우 외에 석면이 암을 유발했다는 연구결과가 없다고 전문가들이 밝혀도 막무가내다. 전문가들의 이런 식견조차 의도적으로 축소한다.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국정을 어지럽힌다.
이 과정에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보도도 내놓는다. 대표적인 예가 '조선일보' 보도다. 지난 7일 보도했다. 석면이 풍선, 수술용장갑, 고무장갑, 콘돔에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관련업체는 반박했다. 국내 콘돔생산업체 3곳이 공동으로 콘돔 제조에 미국 식약청의 승인을 받은 천연성분인 옥수수 전분만 사용한다고 밝혔다. 식약청도 나섰다. 콘돔의 경우 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에 따라 탈크 사용이 금지돼 있다고 했다.
한 발만 더 나가자.
사실 동급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 미국에서 인간광우병으로 죽은 사람은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석면탈크가 함유된 베이비파우더나 화장품을 발라 죽은 사람은 없다. 아직 보고되지 않았고 발견되지 않았다. 근거와 정도를 놓고 따지면 석면탈크 보도가 인간광우병 보도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다.
어떤가? 억울한가?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만에 하나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면서 적극 보도를 하는 건데 왜 욕 먹어야 하는지 의아한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 즉 식약청의 허술한 행정을 지적하는 건데 왜 뒷덜미를 잡는지 황당한가?
맞다. 국민 모두가 언론의 '충정'을 알기에 욕하지 않는다. 국민을 대신해 건강권을 주장하고 정부를 감시하는 언론의 노고를 알기에 눈을 흘기지 않는다. 그 누구도 만사불여튼튼을 외치는 언론의 뒷덜미를 잡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그럼 'PD수첩'은? 왜 'PD수첩'만 매타작을 당해야 하는가? 왜 'PD수첩'에만 혹세무민과 국정문란 혐의를 씌우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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