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 내린 폭우가 그치지 않은 27일 오전 10시경 여의도 국회 앞에는 때아닌 소동이 발생했다. 10여명 남짓한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의장 구권서, 이하 전비연) 소속 비정규노동자들과 50여명의 경찰 병력들은 국회 출입을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전비연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이목희 환경노동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었다. 이 위원장을 비롯 제종길·우원식 등 열린우리당 소속 환노위 위원들이 최근 비정규법안 처리와 관련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비정규노조가 이 의원측에 면담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약속된 줄 알았던 이날 면담이 제대로 약속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경찰측은 이목희 의원실에 연락해 본 결과 면담 예정이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입장이고, 전비연 측은 '그럴 리 없다'며 버텼다.
면담 약속을 잡은 오민규 전비연 집행위원장은 "24일 면담요청 공문을 넣은 직후 이목희 의원실에서 전화가 와서 별도의 면담은 힘들지만 27일 오전 환노위 법안소위가 열릴 때 오면 만날 수 있다는 전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전비연 대표들은 27일 오전 국회 앞에 모여 면담차 국회에 들어가려고 했던 것.
하지만 이목희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소위에 오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말이었지, 별도 면담을 주선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며 "국회에 들어오는 것까지 우리(이목희 의원실)에서 보장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비연 윤애림 집행위원은 "상식적으로 법안소위에 와서 의원들을 만나라는 말은 국회 출입까지 보장해주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국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서, 의원들을 만나게 해준다는 것이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면담 무산 소식을 접한 주봉희 방송사 비정규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민주노총 소속이라서 못 믿겠다면 백화점이든, 주유소든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미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보라고 (이목희 의원에게) 말하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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