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씨를 기억하자."
지금(20일)으로부터 꼭 1년 전, 광화문 교보문고 앞은 수많은 촛불로 가득 메워졌다.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이후 최초로 한국인이 무장세력에게 인질로 잡혀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많은 국민들은 김씨의 생존을 바라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었다.
아랍 방송을 통해 전해진 김선일씨의 육성은 "한국군은 이라크에서 떠나라", "살고 싶어요"가 전부였지만, 정부는 "파병 방침 변화없다"로 끝내 김선일씨의 애원을 외면했다. 결과는 김씨의 죽음. 김씨의 죽음에 애도하는 시민들의 울음은 높아졌고, 파병 반대와 반전평화의 촛불은 갈수록 늘어났다.
***"파병해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은 민주주의와 평화"**
촛불의 기억이 선연한 바로 이 자리에 파병반대 운동을 맨 앞에서 이끌었던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 관계자들이 섰다. 이들은 고 김선일씨의 죽음 1주기를 맞아 김씨를 추모하고, 반전평화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자는 차원이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실장은 "정부는 북핵문제 때문에 이라크 파병은 어쩔 수 없다고 했지만,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한 현재 여전히 북핵문제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라며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잃은 것은 민주주의와 평화"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어떤 노력도 없었다"며 "우리는 지난해 한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눈물을 삼키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20~26일, 고 김선일 추모 반전평화주간**
파병반대국민행동은 20~26일까지를 '고 김선일 1주기 추모 반전평화주간'으로 정하고 강연회, 문화제 등 각종 추모행사를 준비했다.
20일 저녁 7시에는 참여연대에서 이슬람 문화 전문가인 이희수 교수(한양대)를 초청, 이라크 점령 및 저항에 대한 강연회가 마련됐고, 오는 23일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길바닥 평화행동'이란 주제로 문화판이 준비됐다.
이밖에 23~25일까지 3일간 저녁 7시부터 대학로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반전평화주간 마지막날인 26일에는 대학로에서 오후3시부터 대규모 추모문화제와 거리행진이 계획돼 있다.
국민행동 한 관계자는 "김선일씨가 죽고 난 이후 1년 동안 쉴새없이 달려온 우리 국민들이 이번 주간 행사를 통해 다시금 김선일씨 죽음의 의미와 이라크 파병의 부당함을 되짚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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