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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의 신데렐라 보러오세요!

돌아온 발레리나 김지영을 만나다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가끔요. 이렇게 맨얼굴로 찍으면 잘 나올 때도 있어요(웃음)." 인터뷰 시작 전 김지영 발레리나가 사진 기자에게 수줍게 건넨 한마디다. "연습 중간에 나와 화장할 시간이 없었다"는 그는 꾸미지 않은 천연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람 중 하나였다. 곱다란 검은 머리와 실내를 가득 메우는 김지영만의 환한 웃음은 그 어떤 화려한 장신구보다도 아름답게 빛났다. 2009년 발레 '신데렐라'를 통해 국립무용단의 무대 위로 돌아온, 신데렐라 김지영을 만났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였던 김지영은 지난 2002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현재도 주역무용수로 꾸준히 활동 중이다. 그는 동양인답지 않은 긴 팔과 다리를 갖고 있어 신체조건, 테크닉, 예술성의 3박자를 모두 갖춘 무용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김지영은 1998년 USA국제발레콩쿠르 여자 동상 '최고의 무용연기상', 1998년 파리 국제 무용콩쿠르 듀엣 1위(파트너 김용걸), 1999년 최연소 대한민국 문화훈장 화관장 수훈 등 세계 각국의 콩쿠르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수년 만에 고국 무대로 돌아온 김지영에게 가장 처음 건넨 질문은 국립발레단 복귀 동기에 관한 것이었다. "제가 네덜란드로 간 이유는 그곳에 정착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한국은 언제든지 제가 돌아와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7년이면 꽤 긴 시간이잖아요. 마침 최태지 단장님께서도 복귀를 제안하셨고요. 더군다나 기회가 좋았던 게 네덜란드와 한국을 병행해 가면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어요. 물론 처음에는 한국 복귀를 결정했지만, 나중에 네덜란드에서도 제안을 해 와서 더 즐겁게 귀국할 수 있던 것 같아요."

김지영의 국내 복귀에 가장 많은 힘을 실어준 사람은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이다. 김지영은 "최태지 단장님은 동반자? 아니, 저를 항상 이끌어주시는 분이에요. 정말 엄마 같은 분이세요. 세나랑 리나가(최태지 단장의 두 딸) 저랑 싸이월드 일촌인데, 싸이 일촌 명이 '엄마의 숨겨놓은 딸'일 정도예요. 저보고 최단장님의 숨겨진 딸이래요(웃음)"라며, 최태지 단장은 "이번 복귀에 가장 많은 조언을 해 주신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7년간 외국 발레단의 경험을 쌓은 김지영은 국내∙외 무용단의 차이가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외국 발레단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라면 그들이 좀 더 체계적이라는 거죠. 아무래도 발레는 서양에서 들여온 무용이고, 역사도 오래 됐잖아요. 물론 해외 무용단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도 많겠지만, 우리는 이미 완성된 것을 흡수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고 봐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가는 김지영은 국내 발레단의 발전 성과에 적잖이 놀란 기색을 비쳤다. "우리 무용계가 옛날에 비해 훨씬 체계적으로 변한 것을 느껴요. 옛날에는 막말로 무용수가 의상도 챙기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준비해야 했거든요. 인력도 많이 부족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물론 앞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저는 그것 역시 하나의 발전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한국과 네덜란드 두 나라의 무대를 병행해야 하는 그는 "비행기 타는 것이 가장 큰 곤욕"이라고 한다. "가까운 일본도 아니고, 거리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비행기 탈 일이 걱정이에요." 더불어 그는 계속 이어질 바쁜 스케줄에 대비해 "식이요법보다는 운동에 치중하는 편"이라고도 전했다. "전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허리가 안 좋다 싶으면 그 부분에 따른 근육 운동을 많이 신경쓰는 편이죠."

무용수들을 보면 10대와 20대, 또 30대가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인 연기면에서도 그렇다. 무용수로서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많다. 올해로 31세가 된 김지영은 자신의 나이를 "한창 물오른 시기"라고 표현한다. "저는 무용수는 나이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사십대가 되면 많은 실(失)이 있겠죠. 하지만 무용수로서 30대는 정말 피어나는 시기예요. 왜냐하면 30대는 육체적으로도 완성된 단계일 뿐 아니라, 감정연기가 탁월하기 때문이죠. 20대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에요. 힘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힘을 주체하지 못하거든요."

이어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된 또 한명의 히로인, 김주원 발레리나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자 김지영은 그를 "항상 노력하는 친구"라며 칭찬하기 바쁘다. 주변에서는 김주원과 김지영 두 발레리나를 보고 '운명의 라이벌'이라며 경쟁을 붙이기 바쁘지만, 사실 둘은 서로를 격려하는 편한 동료사이다. "김주원 발레리나는 항상 연구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좋은 무용수라는 것이 재능만 가지고는 될 수 없거든요. 물론 20대 때는 그 재능만으로 먹고 살 수 있겠지만, 30대는 재능과 더불어 성실함도 필요해요. 그런 점에 있어 김주원 발레리나는 두 장점을 두루 갖춘 무용수죠. 물론 최고가 돼야겠다는 욕심도 많고요(웃음)."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잠시 발레 이야기에서 벗어나 결혼이나 이상형 같은 개인적인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러자 김지영은 어느새 열일곱 고등학생이 된 듯 미래의 자기 신랑감을 그려보기 바쁘다. "결혼은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요. 어린 시절에는 스물여섯 전에는 해야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미 늦어버렸네요(웃음). 인연을 만나면 하겠죠. 남자들은 주로 이 시기에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여자를 만나는 데, 저는 '이 남자다!' 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김지영에게 '이 남자다!' 하는 남자는 대체 어떤 남자인지 묻자, 그는 "이상형이요? 이상형에 대한 기사는 꼭 나가야 돼요(웃음)"라며 장난스레 말한다. "저는 첫 번째로 매너를 봐요. 그렇다고 일부러 잘해주는 게 아니라, 언제나 여자를 배려해주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무용 자체가 그렇잖아요. 인사할 때도 남자가 먼저 손을 건네준다든지, 항상 여자를 배려하거든요. 그렇다고 저를 공주로 받들어달라는 것은 아니고요(웃음). 기본적인 예의를 갖춘 사람, 배려심 많은 사람이 좋아요."

마지막으로 작품 '신데렐라'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에 김지영은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발레 '신데렐라'는 감정표현이 굉장히 섬세하고 하나하나 놓칠 부분이 없는 작품이에요. 모든 춤에 의미와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 거예요. 한 작품 안에 정말 많은 감정이 공존하기 때문에 무용수들의 몸만 보러 오시는 게 아니라, '신데렐라' 작품 자체를 감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국립발레단과 현대 발레의 대명사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두 번째 만남, 현대적 해석이 돋보이는 발레 '신데렐라'는 3월 20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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