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지난 10년간 관객조사를 토대로 영화관람 성향의 변화를 분석한 '1999 - 2008 한국 영화관객 성향변화 분석'을 6일 발표했다. 이 분석은 서울 외 수도권 관객에 대한 조사가 지난 2001년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주요도시를 포함한 관객 조사가 2002년부터 이뤄진 것을 감안해 서울 관객에 대한 분석으로 한정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1999년에는 62.6%에 불과했던 반면 2008년에는 무려 9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영화가 성별과 나이를 막론하고 대중적인 매체가 됐음을 시사했다. 또한 관객수가 늘어남에 따라 연간 영화관람 편수도 크게 늘어나 영화를 한번이라도 본 관객 중 일 년에 본 영화 편수가 1999년에는 6.3편이었으나 2007년에는 15.4편, 2008년에는 11.4편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연령별 관람 편수를 보면 만 24세 ~ 29세와 만 35세 ~ 39세 해당 계층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1999년에 영화의 주요 관람층이었던 10대에서 20대였던 이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극장 출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4세 ~ 29세 연령층은 1999년에는 연 평균 6.4편을 봤지만 2007년에는 무려 21.9편을, 2008년에는 14.9편을 봤다고 드러났으며, 35세 ~ 39세 층도 1999년 평균 1.6편에서 2007년 12.7편, 2008년 9.5편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증가폭이 가장 적은 것으로 드러난 19세 ~ 23세 층도 1999년 평균 8.1편에서 1007년 16.6편, 2008년 13.2편으로 나타나 전 연령층에 걸쳐 연간 영화관람 편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 49세 연령층도 1999년 연간 1.2편에서 2007년에는 11.5편, 2008년은 7.0편을 기록했다. 중년층 관객의 극장 출입 횟수가 근래에 들어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이 역전된 것도 눈에 띄는 재미있는 점이다. 1999년에는 남성이 연 평균 4.0편, 여성이 3.9편으로 큰 차이 없는 가운데 남성 관객이 영화를 더 많이 보는 편이었지만, 2007년에는 남성 12.7편에 여성 17.1편, 2008년에는 남성 8.7편에 여성 12.4편으로 여성 관객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은 영화를 봤다. 남성관객이 본 편수가 2배가 되는 동안 여성관객이 본 편수는 무려 4배로 증가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여성관객의 경우 14세 ~ 18세 관객이 1999년 연 3.3편을 봤던 것에 비해 2007년에 22.2편, 2008년 16.1편을 본 것으로 드러나 가장 큰 증가폭을 드러냈다. 24세 ~ 29세 여성관객도 1999년 연 5.8편에서 2007년 26.6편, 2008년 17.1편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남성관객의 경우 14세 ~ 18세 관객의 영화관람 편수는 10년간 단 0.4편의 증가폭만 나타냈고, 24세 ~ 29세 관객은 1999년 6.9편에서 2007년 17.2편, 2008년 12.6편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는 역시 액션과 코미디로, 두 장르는 서로 일종의 대체재적 속성을 지녀온 것으로 분석됐다. 코미디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했던 2001년부터 액션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미디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1999년에 액션영화의 선호도는 37.1%를 차지할 정도로 타 장르에 비해 압도적이었으나, 2001년을 필두로 <조폭 마누라>, <달마야 놀자>, <가문의 영광> 등 조폭코미디가 흥행하면서 액션영화에 대한 선호도는 2001년 27.6%, 2002년 21.0%를 기록하는 등 선호도가 낮아졌다가, 조폭코미디가 퇴색한 2006년부터 서서히 다시 올라가기 시작해 2007년에는 28.8%, 2008년에는 27.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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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에 대한 또렷하고도 지속적인 선호도 상승도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1999년 한국영화에 대한 선호도는 21.6%에 불과했으나, 2001년 49.8%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05년에는 무려 60%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미국영화는 1999년 절반이 넘는 54.2%의 지지를 받았으나 한국영화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하락의 길을 걸었다. 다만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꾸준히 한국영화가 미국영화보다 더 사랑을 받았던 반면, 2008년 한국영화 36.3%, 미국영화 42.9%로 순위가 뒤바뀐 것이 눈에 띈다.
이밖에 인터넷의 보급과 대중화에 따라 영화를 고를 때 정보를 취하는 출처와 티켓 구입 방법에서 인터넷을 경유하는 방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신용카드로 표를 사는 경우도 압도적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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