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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늪'에 빠진 민주, 이러다간…

4.29 재보선, 민주당이 '중간평가' 당할 수도

노무현 정권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끈 '40대0'이라는 기록적인 재보선 스코어가 정권 탈환의 밑거름이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재보선이 '방어전'인 여당은 통상 '조용한 선거'를 바란다. 반면 야당은 재보선에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입혀 이슈화하려 애를 쓴다.

18대 총선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역전의 터닝포인트를 찾으려 안간힘이다. 경제위기에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어 정치 환경만 보면 분위기가 조성된 듯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의 선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민주당에 주목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석' 지지율-정동영 '늪'에서 허우적

민주당은 금주 중 공천심사위원회를 꾸리고 내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정세균 대표는 9일 "4.29 재보선에서 확실히 승리해 한나라당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 민주당임을 확인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 대책에 관한 논의는 쳇바퀴다. 지난 연말부터 불거진 정동영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문제는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 정 전 장관이 출마 의지를 밝혔을 때 그랬듯이,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일부 언론의 단정적 보도에도 당과 논의한 흔적은 전혀 없다. 정 전 장관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심을 하건, 그건 개인의 판단일 뿐 석 달 동안 당은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재성 의원의 방미 소식과 더불어 '특사설'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정 전 장관과의 만남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임종석 전 의원의 '부평 차출설'이 관심을 끌어 임 전 의원이 이날 "지역구를 바꾸지 않겠다"며 사실상의 불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 특사설도, 임종석 전략공천설도 해프닝으로 끝난 셈이다.

이런 '출마설', '차출설', '특사설' 등은 민주당의 리더십과 인물 부재를 드러낸 현상이다.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재보선의 '간판'도, 전략도 없다보니 작은 일에도 파열음이 나고 억측이 생기는 것이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정동영 전 장관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후보들을 준비시켜서 중간평가 성격으로 가져가야 민주당에 유리한데, 그런 전략적 작업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리더십이 취약해진 정세균 체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주 덕진과 함께 민주당 텃밭인 전주 완산갑도 진통이다. 이 지역에는 이광철 전 의원,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김대곤 전 총리비서실장, 김형욱 전 총리 민정수석 등 12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완산대첩'이란 말까지 나온다.

특히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정균환 전 의원이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등 자칫 '올드보이'들의 복귀무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경헌 대표는 "야당의 후보는 참신하면서 인지도와 명망을 갖춘 사람이 적합한데 거론되는 사람들을 보면 민주당의 인적 자산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중앙위원회를 통해 확대된 전략공천권을 부여받은 당 지도부의 외부 영입 카드도 마땅치 않다. 전략공천을 포함해 공천의 원칙과 기준은 공심위 논의를 통해 추후 발표키로 했으나, 강기정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남북관계 돌파구를 잘 이끌 인물 △MB악법을 저지할 수 있는 사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도움이 될 사람 등으로 전략공천의 요건을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담당했던 유재만 변호사, 유시민 전 의원의 누나이자 18대 총선 때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유시춘 씨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 중 상당수가 손사래를 치고 있다.

각 지역에 눈독을 들인 예비후보들에 대한 교통정리가 되지 않아 전략공천에 따른 진통이 예상되는 데다, 당선가능성이 높지 않은 지역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인사들에게는 '총알받이'를 하라는 요구로 들리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물난에 선거의 기본인 당 지지율까지 대입시키면 민주당의 재보선 전망은 온통 먹구름이다. 정세균 대표 체제에서 당 지지율은 15% 안팎의 박스권이다. 이경헌 대표는 이를 "화석화 된 지지율"이라고 했다. 반면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늘 30%를 웃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일각에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수도권에서 붙어도 해볼만 하다고 하지만, 현재의 지지율로는 3:7로 불리한 상황에서 선거를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개혁공천을 통해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바꿀 수 있다'는 모멘텀을 줘야 불리한 지지율을 그나마 극복할 수 있다"고 민주당 지도부에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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