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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돈에 무릎 꿇었다' 능멸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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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돈에 무릎 꿇었다' 능멸하지 말라"

입시 학원 광고 논란 반박…"광고 카피, 내 평소 지론"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 전문 학원 광고 모델로 등장해 논란을 빚었던 가수 신해철 씨가 자신을 비판하는 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관련 기사 : "신해철, 지금 '쇼' 하나" )

그간 한국 교육 현실을 강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던 신해철 씨는 이 광고 출연이 평소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놓고 신 씨는 지난 2월 28일부터 1일까지 이틀에 걸쳐 자신의 홈페이지에 5편의 글을 올려 반박했다.

"내가 비판한 건 사교육 아닌 공교육"

▲ 그간 한국 교육 현실을 강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던 신해철 씨는 이 광고 출연이 평소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프레시안
우선 신해철 씨는 자신이 '사교육 절대 반대론자'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불과 몇 개의 발언을 추출해 황당한 논리적 비약을 첨가하고, 대중이 갖고 있는 선입견 위에 뿌리면 사람 하나 바보 만들기는 쉽다"며 "몇몇 매체의 '선빵'으로 나는 '사교육 절대 반대론자'가 됐다"고 밝혔다.

신 씨는 "나는 '사교육=입시 교육을 더욱 지옥으로 만드는 절대악'이라는 논리에 한 번도 동의한 바가 없다"며 "나는 공교육의 총체적 난국을 내가 생각해도 과격할 정도로 비판해 왔지만 입시 교육 비판은 그러한 공교육 비판의 일부였지 사교육과는 거의 무관한 얘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다고 내가 사교육 예찬론자는 아니다"라며 "내 생각에 사교육이란 자동차나 핸드폰 같아서 필요하면 쓰고 싫으면 안 쓰면 되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공교육은 음식 같은 것이라서 없으면 죽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나의 짜증과 불만은 늘 공교육을 향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광고에서 '학습 목표를 확인하라'고 말했다"며 "바꿔 말하자면 무조건 요령도 없이 무턱대고 몰아세우지 말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톱을 보나"라고 덧붙였다.

"소신이 세트 메뉴로 가야하나"

신해철 씨는 "이 나라는 소신도 세트 메뉴로 가야하나"라는 제목으로 이어진 글에서 "'교육' 하나의 주제 안에서도 마치 자로 잰 듯한 일관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관성'은 결과가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우리는 그것을 '독선'이라 부르지 않던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몇몇 이들은 신해철은 평소 교육에 대해 '전반적으로' 진보적인 자세를 취했으니 '마땅히' 사교육에 강경히 적대적인 입장을 취했어야 한다고 말한다"라며 "그러나 과연 우리 사회에 어느 쪽이 더 해를 끼칠까. 범죄 행위도 아닌 광고 출연에 욕을 먹는 가수일까 그에게 흑백논리의 무서운 칼날을 들이대는 대중과 미디어일까"라고 밝혔다.

신해철 씨는 "나는 나름대로의 목적 의식을 분명히 하고 촬영에 임했고, 그러므로 내가 죄인이라면 나는 '확신범'"이라며 "교육에 대한 내 지론을 '최초로' 요약해보겠다"며 교육과 관련해 몇 가지 견해를 밝혔다.

신 씨는 "나는 '어린이'에 대한 과도한 사교육에 반대하며 조기 교육 및 영재 교육의 효과에 강한 의문을 표시한다"며 "어린이와 입시생은 또 다른 문제이며, 입시를 보겠다는 '선택'을 했다면 그 후엔 공교육이고 사교육이고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게 장땡이겠다"고 밝혔다.

신 씨는 "나는 12세 이상은 '준 성인'이며 중학생 시기에 이 아이가 공부를 계속 할 것인지 기술을 배울 것이지가 거의 결정이 나야 한다고 믿는다"며 "공부는 미술, 음악처럼 타고난 재능이고, 박터지게 공부하도록 선택된, 혹은 선택한 소수 외에는 인문학적 교양과 생계를 위한 직업 훈련이 주를 이뤄야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근미래에 뉴미디어를 이용한 홈스쿨링과 사교육이 지식의 전수를 담당하며, 가정과 공교육이 개인의 품성 함양과 사회화를 맡는 형태로 교육의 시스템이 획기적인 변화를 맞을 것이라 본다"며 "또 나는 우리나라의 모든 공교육을 폐기해 버려야 한다는 과격하고 비현실적인 생각을 마음 속에 숨기고 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광고 카피가 평소 지론과 똑같았다"

그는 "처음 광고 제의를 받았을 때 나는 이 광고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고, 현 정권의 분위기 아래서 사교육 시장은 팽창할 것이며 광고 시장도 등장할 것이란 예측도 했었다"며 "내가 예측하지 못한 것은 그 첫 모델로 내가 지목될 거라는 점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교육에 특별한 반감은 없지만, 그렇다고 '광고'를 찍긴 좀… (망설여졌다)"며 "그런데 '자신에게 맞는 학습 목표와 방법의 추구'라는 카피 문구가 평소 내 지론과 너무나 똑같아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적과의 동침'이 되든 '동상이몽'이 되든, 라디오보다 더 강한 매체를 통해 꼭 하고 싶던 얘기였던 이 슬로건이 18년 만에 나에게 광고를 찍게 했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사교육 광고에 나왔다는 것만 이야기하지 그 광고에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보려하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달을 가리키는데 손톱만 보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광고 사건에 대해 '생각이 틀렸다'라고 해도 좋고 '경솔한 판단이다'라고 소리쳐도 좋고 '더 공부해라'라고 질타해도 좋다"며 "그러나 '돈 때문에 무릎 꿇었다'라고 덮어씌우는 능멸만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금의 상황에 나를 질타하는 이들이 '차라리 돈 때문에 그랬다고 해라'라고 그런다"며 "죽어도 인간 하나 돈 앞에서 부들부들 무릎 꿇은 걸로 몰아가겠다는데 기분 나쁜 건 내 몸값을 더럽게 싸게 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믿고 성원했는데 배신감을 느낀다는 등 웬 '전직' 지지자 숫자가 앨범 판매량의 수십 배야"라고 물은 뒤 "믿고 성원하는데 음악은 관심 없다라 (…) 선거 나오면 찍게 기다리는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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