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드미의 <레이첼 결혼하다>는 앤 헤서웨이의 연기로 화제작이 되었지만, 드미 감독의 연출 스타일로도 인상깊은 영화다. 한동안 대형 블록버스터를 만들었던 드미 감독이 뜻밖에도 90년대 뉴욕 독립영화 스타일의 화면을 보여주는데, 가족사 안의 비극과 애증을 조금씩 풀어나가는 솜씨가 역시 백전노장답다.
▲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감독 안해룡
주연 송신도
일본 시민단체들이 위안부들의 제보를 받기 위해 개설한 핫라인 '위안부 110'에 어느 날 익명의 제보가 접수된다. 과거 위안부였던 송신도 할머니와 그렇게 만나게 된 이들은 할머니가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기 위해 시작한 재판을 돕는 모임을 결성한다. 송신도 할머니는 이들과 10년을 함께 싸워나간다. '욕쟁이 할머니' 송신도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여느 '역사적 피해자'의 유형과 다르다. 역사의 '억울한 피해자'가 아니라 '당당한 생존자'로 싸우며 스스로를 치유할 뿐 아니라 오히려 옆에서 함께 싸운 이들을, 심지어 영화를 보고 있는 불특정 다수의 관객까지 치유해준다. 매 집회마다 '절대로 전쟁은 안 된다'는 당부로 끝내는 할머니는, 정말로 전쟁을 하면 안 되는 산 증거 그 자체다.
▲ 구세주2 |
감독 황승재
주연 최성국, 이영은
택시재벌가의 후계자인 임정환(최정국)은 회사 금고에까지 손을 대며 밤문화를 즐기다가 그만 어머니에게 들키고 만다. 택시운전을 해서 한 달 내에 돈을 다 갚으라는 어머니의 서슬퍼런 명령에 운전대를 잡긴 하지만, 그가 제대로 택시운전을 할 리가 없다. 승차거부, 근무태만은 물론 택시를 담보로 사채까지 쓴다. 우연히 태운 첫 손님, 은지(이영은)가 택시비 대신 반지를 내밀고 사라진 얼마 뒤 정환을 택시비를 받기 위해 은지를 다시 만나지만, 그 사이 반지를 잃어버린 상태다. 전편의 예상치 못했던 흥행을 업고가려 하지만 배우들의 개인기 개그마저 딸린다.
▲ 레이첼 결혼하다 |
감독 조나단 드미
주연 앤 헤서웨이, 로즈마리 드윗
언니 레이첼(로즈마리 드윗)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10년째 약물중독 재활원에 살고 있는 킴(앤 헤서웨이)이 집으로 돌아온다. 결혼 전 양가의 식사에서부터 파티에 이르기까지, 온 가족들에게 킴은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처럼 느껴지고, 킴 역시 이런 집이 그리 마음 편하지 않다. 이 가족에게 킴과 관련된 '그 날의 사건'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인데... 카메라를 '들고찍으면서' 거의 인물들의 클로즈업과 흔들리는 거친 화면을 선사한다. <양들의 침묵>, <맨츄리안 캔디데이트>의 조나단 드미 감독이 오랜만에 '작은 영화'로 돌아와 한 가족의 비극적인 사건과 결혼식을 계기로 터져나오는 그들 사이의 오래된 애증 등을 섬세하게 다룬다. 앤 헤서웨이는 이 영화에서의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 인터내셔널 |
감독 톰 티크베어
주연 클라이브 오언, 나오미 왓츠
인터폴 형사 루이 샐린저(클라이브 오언)는 세계 금융권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IBBC은행을 추적하다가 눈앞에서 동료를 잃는다. 돈세탁과 무기거래, 테러 등 국제범죄와 관련돼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맨하탄 지방검사관 엘레노어 휘트먼(나오미 왓츠)와 함께 수사를 시작한 그는 불법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며 IBBC은행의 실체에 한발짝씩 다가선다. 그들은 IBBC은행이 미국정부와 CIA, 러시아 범죄조직의 비호를 받으며 살인도 불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개막작으로 <향수>의 톰 티크베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991년에 터졌던 실제 파키스탄의 BCCI은행 스캔들을 모티브로 한 스릴러다.
▲ 언데드 |
감독 데이빗 S. 고이어
주연 오뎃 유스트만, 게리 올드만
지속적인 악몽에 시달리던 케이시(오뎃 유스트만)는 이웃집 아이에게 갑자기 공격을 받다가 '그가 지금 태어나길 원한다'는 섬뜩한 경고를 듣는다. 그 후 그녀의 주변엔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자살한 엄마의 과거에 대해 알아보던 그녀는 자신의 탯줄에 감겨 사산된 쌍둥이 오빠의 존재를 알게 된다. 자신의 몸을 통해 다시 태어나려는 악령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존경받는 랍비 센닥(게리 올드만)을 찾아가지만, 센닥은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블레이드> 시리즈와 <배트맨 비긴즈>, <다크 나이트>의 각본으로 유명한 데이빗 S. 고이어의 연출작으로, <블레이드 3>를 연출했을 때보다 더 실망스럽다.
▲ 블레임 : 인류멸망 2011 |
감독 제제 다카히사
주연 츠마부키 사토시, 단 레이, 이케와키 치즈루
2011년. 응급센터에서 일하는 의사 마츠오카 츠요시(츠마부키 사토시)는 고열증세로 입원한 환자를 단순 감기로 진단했다가 환자가 사망해 버리고 만다. 도쿄 전역에서 비슷한 환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WHO에서 메디컬 담당자인 고바야시 에이코(단 레이)가 도쿄로 파견된다. 사람들이 이 병을 '블레임'이라 부르는 사이, 마츠오카는 고바야시와 함께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려 노력한다. 핑크 영화로 이름이 높던 제제 다카히사 감독의 일본형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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