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질소득(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소득)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소득 감소는 실질소비 감소로 이어져 실질소비감소율 역시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실질소득 통계작성 이래 첫 감소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연간 및 4분기 가계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전년동기대비 2.1% 감소, 지난 2003년 통계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월평균 소득은 2.3% 증가한 334만9000원이었다.
실질소득 증가율은 경제위기 여파로 지난해 1분기 1.2%에 그치는 등 본격 정체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실질소득 증가율은 각각 0.3%, 0.0%다.
4분기 소득이 이처럼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해 연간 소득 역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37만 원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했으나, 실질소득으로는 0.2% 감소했다.
특히 사업소득(-2.6%)과 재산소득(-8.7%)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비경상소득이 15.6% 급감, 경상소득 증가(3.4%)에도 불구하고 실질소득 마이너스를 이끌었다.
재산·사업소득 감소로 자산에서 이 부문 비중이 높은 5분위 계층(상위 20%)의 소득 증가세가 3분기 6.7%에서 4분기 1.5%로 급감했다. 하지만 1인 및 농가인구를 포함할 경우 소득격차 심화는 여전했다. 소득이 평균소득 절반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은 1인 및 농가를 포함할 경우 지난해 15.1%(가처분소득 기준)를 기록, 전년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하락세가 이어졌음에도 소득 최상위층의 증가 역시 여전했다. 5분위 계층의 소득을 1분위 계층(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배율은 지난해 5.74배로 전년대비 0.01포인트 늘어났다.
한편 지난해 지니계수는 전년과 동일한 0.316이었다.
소비도 최대폭 감소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역시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소비지출은 224만9000원으로 1.4% 증가했으나 실질소비는 3.0% 감소했다. 통계작성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연간 실질소비지출 역시 1.1% 줄어들었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연간 소비지출은 229만 원으로 3.6%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가장 크게 증가한 부분은 교육비로, 지난해 연간 교육비 지출 증가율은 8.0%에 달했다. 광열수도(6.3%), 식료품(5.3%) 등 지출 규모를 줄이기 힘든 부분의 소비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교양오락(-2.2%), 통신비(-1.5%) 등은 감소했다.
세금·연금 등 개인이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45만 원으로 전년대비 7.4% 증가했다. 조세·공적연금·사회보험료가 각각 2.8%, 3.7%, 10.3% 늘어났다. 다만 4분기로 한정할 경우 조세지출은 전년대비 5.6% 줄어들었다.
비소비지출이 늘어났음에도 소비 급감에 따라 지난해 전국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소득)은 291만9000원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했다. 흑자율은 21.5%로 0.3%포인트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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