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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의 독전…김형오의 선택은?

[김종배의 it] '통법부' 악역인가, '먹통'의 지조인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그랬단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단다.

실제로 그랬던 모양이다. 이상득 의원이 홍준표 원내대표의 '통제권' 밖에서 종횡무진했다고 한다.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이 미디어 관련법을 직권상정하기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다수 참석자가 경제법안만 처리하고 미디어관련법 등은 미루자는 의견을 내놓자 이상득 의원이 제동을 걸었단다. "그렇게 하면 우리 핵심지지층을 다 잃는다"며 "이번에 강하게 가야 한다"고 했단다.

기습상정 직전에 고흥길 문방위원장을 만나 법안 처리를 독려했고, 최근에 김형오 국회의장을 만나 직권상정 문제를 논의했다고도 한다.

명불허전이라고 했던가. '대통령 형님'의 위세는 대단했고 '만사형결(萬事兄結)'의 위력 또한 엄청났다. 한나라당을 진압했고 문방위 회의실 문을 열어젖혔다. 이상득 의원의 '개인플레이'가 '만사형통(萬事兄通)'의 신기를 다시 낳은 것이다.
ⓒ연합뉴스

여기서 잠깐 숨을 고르자. 아직 마침표가 찍히진 않았다. '통'했는지는 모르지만 '결'이 완료 된 건 아니다. 본회의장에서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려야 '결'이 이뤄진다.

어떨까? 김형오 의장은 '만사형결'의 신화를 강화하는 조연이 될까? 아니면 '먹통'의 한 선례를 남길까?

일단은 전자 쪽이다. 국회의장실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는 그렇다.

김형오 의장의 측근이 말했단다. "김 의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단다. 의장실 관계자는 또 이렇게 말했단다. "6개 법안으로 구성된 미디어법 전체를 상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단다.

맥락이 같다. 측근과 관계자의 말은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직권상정 20분 전에 발표된 김형오 의장의 성명과 맥을 같이 한다. 김형오 의장이 이 성명에서 밝혔다. "대화와 타협 없이 본회의를 맞을 경우 의장으로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한을 단호히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직권상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발언과 성명이다. 여차하면 여권의 입법 속도전에 가속엔진을 달아줄 수 있음을 시사한 언급이다.

그럼 23일 표명한 입장은 뭐냐고, "상임위에 상정됐다고 곧바로 본회의에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건 뭐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반향과 의미는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동아일보'가 "확인됐다"고 단정해 보도한 사실, 즉 이상득 의원과 최근에 만나 직권상정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선다. 두 사람이 논의했다는 '최근'이 직권상정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23일 이후라면, 그리고 '최근 논의'가 어제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한 성명을 낳는 데 일조했다면 상황은 암울하다.

미디어 관련법을 비롯한 쟁점법안의 운명을 가르기 때문만이 아니다. 국회가 권력견제기관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통법부의 오명을 다시 뒤집어쓸 수 있기에 하는 암울하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마지막까지 예단만은 피하자. 김형오 의장이 악역을 떠맡을 거라고 단정하지는 말자.

지켜보는 입장에선 국회의 추락이 참담하고 김형오 의장 입장에선 1월의 '지조'가 민망스럽지 않은가.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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