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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1년…"우리 삶을 '삽질'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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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1년…"우리 삶을 '삽질'하지 마라"

청소년·대학생 "교육 파탄·청년 실업…남은 4년 걱정"

이명박 정부 이후 한국 사회는 그간 무엇이 어떻게 변했을까.

이명박 정부 취임 1년을 맞는 25일, 청와대 앞을 찾은 이들의 면면은 지난 1년의 변화가 어땠는지, 그리고 이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바로 청소년과 대학생이었다.

청소년 "무조건 풍선 뺏는 경찰…MB 정부 1년의 자화상"

문화연대, 진보교육연구소, '무한경쟁 일제고사 반대 청소년 모임 세이노(Say, No)'는 이날 오전 청와대 근처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 1년 동안 자행된 교육 파탄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애초 정부의 교육 정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검은색 옷을 입고, 교육 정책에 항의하는 주장을 적은 종이를 붙여 검은 풍선을 날리는 '삐라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려 했다. 그러나 경찰은 헬륨을 넣어 만든 50개의 풍선이 도착하자마자 이들을 둘러싸고 터트리거나 날렸다.

청소년단체는 인근에서 일반 풍선을 사왔지만, 이마저도 경찰은 인도 통행을 막으면서 제지했다. 결국 1시간 동안의 실랑이 끝에 이들은 종이가 적힌 풍선을 터뜨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 문화연대, 진보교육연구소, '무한경쟁 일제고사 반대 청소년 모임 세이노(Say, No)'는 이날 오전 청와대 근처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 1년 동안 자행된 교육 파탄에 항의한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문화연대 나영 활동가는 "경찰은 풍선을 탈취하면서 어떤 합법적 근거도 대지 않은 채 폭력을 행사했다"며 "도대체 언제부터 풍선이 대단한 폭발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심각한 위해물 취급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비난했다. 나영 활동가는 "청소년이 왜 왔는지 묻지도 않으면서 풍선을 망가뜨렸던 경찰이 이명박 정권 1년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1년의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소통 대신 불통'"이라고 지적했다.

▲ 이명박 정부 교육 정책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소년들. ⓒ프레시안
'세이노'의 청소년 활동가 따이루는 "교육 당사자의 목소리는 오간데 없고 일제고사, 고교등급제 같은 것만 남았다"며 "앞으로 정권이 4년 남았는데 어떤 '뻘짓'을 할지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은 경쟁만을 위한, 경쟁에 의한, 경쟁 교육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 회견에 참석한 중학교 2학년 진주명 학생은 "이명박 정부 얘기하면 다들 '재수없다, 다른 얘기 하자'고 말한다"며 "광우병도 그렇고 일제고사도 그렇고 다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용산 참사 본 친구들이 '이명박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23일부터 일제고사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벌이고 있는 노숙 농성을 오는 10일로 예고된 일제고사 당일까지 이어나갈 예정이다. 따이루 활동가는 "지난해 일제고사부터 거부 행동을 벌여온 청소년들을 정부가 더 이상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며 "일제고사 오답 선언 등 다양한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삽질 그만하고 실질적 실업 대책 마련하라"

▲ 대학생들은 이명박 정부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질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를 비판하며 퍼포먼스를 벌였다. ⓒ프레시안
이어 같은 자리에서 전국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학생회로 구성된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 실질적인 청년실업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에서 "요즘 대학은 졸업식이 한창"이라며 "그러나 졸업생들은 고액의 등록금 때문에 수천 만원의 빚과 대출이자를 짊어져야 하고,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지면서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해야 할 졸업식은 우울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통계청은 실업자가 84만8000명이라고 하지만 사취업준비생, 구직단념자를 비롯해 실상 백수는 346만 명에 달한다"며 "올해 졸업하는 대학생 55만 명까지 진출하면서 '사상 초유의 고용 대란'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는 20대에게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강요하며 88만원 세대로 살아갈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생은 이명박 정부에 청년실업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1만1000명의 행정인턴과 2만5000명의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는 월급이 100만 원 남짓한 10개월짜리 허드렛일 임시직일 뿐"이라며 "잡세어링 정책과 녹색뉴질 정책 또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바꾸고,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토목 건설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시대적 사고를 바꿔야 한다"며 "그러지 않고서는 청년실업을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제라도 이명박 정부는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해 하지 말고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것는 마치 비정규직이 해고될 것을 걱정하는 것 같지만, 한번 비정규직을 영원한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심각한 경제위기로 인해 수많은 대학생들이 고리의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청년실업으로 인해 졸업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수천 만원에 달하는 대출 상환금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유의자가 되고 있다"며 "더 이상 삽질을 그만하고 실질적인 청년실업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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