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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발레단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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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발레단 만들고 싶어요."

[人 스테이지]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을 만나다

창단 25주년을 맞이한 유니버설 발레단이 2009년 첫 작품으로 희극발레의 대표작 '돈키호테'를 택했다. 공연 비수기로 통용되는 2월에 '돈키호테'와 같은 큰 대작을 선보이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라인업은 실로 과감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밖에도 '라 바야데르', '오네긴', '춘향' 등 2009년 한 해 동안 대형 작품들을 고루 선보일 유니버설발레단, 그 총 지휘를 맡고 있는 문훈숙 단장을 만났다.

▲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 흔히 2월은 공연 비수기의 달이라고 하잖아요? 이런 시기에 발레 '돈키호테' 같은 큰 작품을 공연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전부터 2월에 공연을 올린다고 하면 다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곤 하더라고요. '2월은 비수기다'라고 하는 것이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여러 학교에서 겨울 방학을 길게 잡는 추세거든요. 따라서 지금 방학을 보내고 있는 학생들이 많죠. 저희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런 시기를 이용해 좋은 공연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2월 공연을 기획했어요. 오히려 성수기로 보는 10월 달 같은 경우 너무 많은 공연들이 산발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겹쳐서 공연을 하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틈새시장을 이용하는 거죠.

- 2월 오프닝 작인 발레 '돈키호테'는 어떤 작품인가요?

보통 발레하면 비극적이고 우아한 작품들을 많이 연상하는데, '돈키호테'는 희극 발레의 대명사죠. 의상도 화려할뿐더러 작품 곳곳에 정열적이고 코믹한 요소들이 많아요. 한마디로 '돈키호테'는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아침에 뉴스를 들으면서 왔습니다만 점점 우리나라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런 시기에 '돈키호테' 같은 작품이 꼭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시나마 어려움을 잊고 해피엔딩을 즐기자는 거죠. 또 올해가 우리 유니버설발레단 25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 때문에 약간 페스티벌한 분위기도 연출하고 싶었고요. 더불어 '돈키호테'는 무용수들 역시 모두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투우사 춤이나 집시 춤을 통해 무용수, 특히 남자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기량을 뽐낼 수 있거든요.

- 유니버설발레단의 2009년 라인업이 어떻게 구성됐나요?

올해는 25주년이다 보니 대작들을 중심으로 라인업 했어요. 우선 2월에는 '돈키호테'의 축제 분위기로 시작해서 4월에는 '라 바야데르'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에요. '라 바야데르' 같은 경우는 유니버설발레단이 보유하고 있는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인원도 많이 들어가는 대작이기 때문에 무대에 자주 올리지 못했어요. 이번 무대는 20주년 공연 이후 무려 5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것입니다.

▲ ⓒ Newstage

창작발레 역시 중요하다는 견해에서 발레 '춘향'을 2년 만에 고양아람누리 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고 가을에는 '오네긴'이라는 작품이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됩니다. 11월에는 그리스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하기로 했어요. 지난 98년부터 해외로 투어 공연을 많이 갔었지만 여러 도시를 짧게만 머물렀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 발레단 역사상 처음으로 한곳에 약 3주간 정착해서 장기공연을 한다는 것에 의미가 깊죠. 12월에는 다시 한국에 돌아와 '호두까기 인형'을 어김없이 선보일 계획입니다. 매년 까는 호두이므로 또 안 까면 서운하겠죠(웃음).

- 유니버설발레단은 대중화에 특히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아요. 클래식발레와 모던(컨템포러리)발레 작품 중 어느 분야에 더 치중하는 편인가요?

▲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뭐니 뭐니 해도 유니버설발레단 하면 일단 클래식발레죠. 일 년에 정기공연이 5회 정도 있다고 한다면 4회는 클래식발레, 그 중 1회는 컨템포러리발레로 가는 추세예요. 이제는 계속 클래식발레만 고수한다면 그 발레단은 박물관이나 다름없잖아요. 현시대에 맞게끔 새로운 장르와 안무자들의 작품을 도전하고 있어요.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 아무리 최고 좋은 음식이라고 해도 계속 그것만 먹으면 질리게 되잖아요. 관객이나 무용수들도 마찬가지 같아요. 색다른 것을 맛보면 그 전에 먹었던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듯, 컨템포러리를 볼 줄 안다면 클래식발레의 아름다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무용수들 역시 여러 장르의 작품을 접해야 몸의 언어 영역이 넓어질 수 있겠죠.

- 우리나라 발레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면 대부분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꼽는데요. 국립발레단과 비교했을 때, 유니버설발레단만의 특색과 장점은 무엇일까요?

국립발레단 같은 경우는 단장직이 3년 만에 바뀌는 시스템이에요. 따라서 단장이 바뀜과 동시에 발레단의 운영 방향이나 스타일, 포커스가 자연히 바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유니버설발레단의 장점이 있다면 계속, 한 가지 방향대로 길게, 멀리 내다보고 갈 수 있다는 거죠.

- 유니버설발레단의 총 지휘자로서, 앞으로 어떤 모습의 유니버설발레단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정상으로 달려갈 때는 목표가 한가지로 정해져 있으니까 그것만 바라보고 가면 되는데, 오히려 정상에 도달하고 나서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유지하는 것 말이죠. 저는 무용수로서 은퇴를 경험했고 또 언젠가 단장직에서도 물러날 날이 올 텐데, 그렇다면 누군가가 지금까지의 전통을 저보다 더 잘 이끌어 나갈 사람이 나와야 해요. 또 그런 사람을 발굴하고 키우는 것 역시 우리들의 몫이겠죠. 지금까지 유니버설발레단은 일단 정상에 도달하기 위해 급급했다면, 앞으로 25년은 그동안 쌓아온 전통을 다지고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국민 배우'가 있고 '국민 여동생'이 있듯, 우리 발레단도 국민들에게 발레를 통해 아름다움과 기쁨을 주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국민 발레단'(웃음)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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