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맞서 한나라당이 국정홍보처 폐지론을 제기하고 열린우리당이 '협의 수용' 입장을 표명하면서 홍보처 폐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신중론을 펴 온 우리당이 기자실 통폐합 조치의 보류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가 정부와 정치권 간의 전면적 대립 양상으로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장영달(張永達) 원내대표는 24일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국정홍보처 폐지법안과 관련, "한나라당이 6월 국회에서 제기해 오면 얼마든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 "다음주 국회 문화관광위를 소집해서라도 (기자실 통폐합 조치가) 왜 이렇게 갑자기 나타났느냐 하는 부분들을 추궁하고 따져볼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대한 입법대응 여부와 관련, "양해가 짧았던 부분이 큰 문제이며 내가 보기에는 법적 사항은 아닌 것 같은 데 다른 당이나 정치인들이 제안하면 법적 사항이 될지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제안해오면 무슨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라며 "대신 홍보처를 폐지할 경우 다른 방법으로 국정을 국민에게 전달할 수단이 있는가 하는 부분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당 최재성(崔宰誠)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정부는 이 제도의 시행에 앞서 반대 여론이 많은 만큼 다시 한번 숙고하고 다른 방법이 없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여유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제도의 시행을 정부가 보류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어 "이 기회에 진정으로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선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이 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하는 과정을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며 "우리당은 이런 문제에 대해 좀 더 심도있게 연구하고 대안을 내놓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에서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당 소속 정종복 의원이 지난 2005년 11월 대표 발의한 국정홍보처 폐지법안이 이미 행자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라면서 "진작에 국정홍보처 폐지법안이 통과됐다면 오늘날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장 원내대표의 협의 발언이 단순히 여론에 밀려 하는 립서비스가 아니라고 믿는다"면서 "한나라당은 국정홍보처 폐지법안을 당론으로 채택, 6월 임시국회에서 열린우리당과 협의해 반드시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범여권 통합 작업과 관련, "우리당이 순진하게 6월14일까지 하겠다고 했는데 좀 어렵지 않겠는가 보고 있다"면서 "이 기한까지는 다른 정파들 사이에서 우리당이 어떻게 혼란에 빠지는가 보자는 배짱이 있기 때문에 '6월14일 이후에도 한나라당에 대적할 세력은 우리당밖에 없다'는 대책을 세워줄 것을 지도부에 요청했다. 우리당 해체는 비현실적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에 대해 "진보적 개혁그룹과는 도저히 맞지 않는 '한나라당과(科)'"라고 비판했다.
장 원내대표는 "(현 주자군 가운데) 친노, 반노의 분열구도를 통합할 수 있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는다. 6월 국회를 원만히 처리한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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