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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자율화' 신중한 결정? 달라진 건 없다

교과부 발표, 2013년 이후 '대입 자율화'는 기정 사실?

교육과학기술부가 13일 "대입 완전 자율화 여부를 2012년 이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불 정책' 폐지 여부도 포함됐다.

교과부 엄상현 학술연구정책실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2012년에 가서 여러 가지 환경과 여건을 고려해 자율화 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해주는 것"이라며 "지난달 말부터 논란이 있어왔던 몇 대학총장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시기에 대한 혼란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교과부의 이날 발표는 이틀 전인 지난 11일 안병만 장관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입 완전 자율화 여부는 2012년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한 데에 이어진 것이다. 이는 최근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이 언론을 통해 2012학년도 입시안을 밝히면서 논란을 야기한 데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됐다.

이를 두고 대부분 언론은 정부가 대입 자율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대입 정책에 다시 개입할 뜻을 비췄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는 안 장관의 발언을 두고 사설에서 "1년 만에 말이 달라진 것이다. 정부가 자율화를 추진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당장 불만을 터트렸다.

대입 자율화는 '계속' 추진한다

그러나 실제 교과부 발표에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대입 완전 자율화'는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이명박 정부가 전격적으로 추진해온 사안이었다. 이런 기조 아래 교과부는 지난해 6월 4년제 대학의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2010년 이후 대학 입학전형 업무를 전격적으로 이관했다.

다만 교과부는 최근 일부 총장들이 '2012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하면서 혼란이 초래된 부분이 있다며, 정부의 계획은 그보다 1년이 더 늦은 '2013학년도'부터 대입 완전 자율화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일 뿐이었다. 즉 도입 시기에 대한 혼란만 바로잡아준 것이다. 줄기차게 대입 자율화를 주장했던 보수 언론도 안심하는 분위기다.

이는 교과부의 부연 설명에서도 알 수 있다. 엄상현 실장은 "그외 나머지 사안들은 기본적으로 대교협이 중심이 되어 입시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뒤에서 입학사정관제 등 기본적인 정부 지원 사업 통해 대학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과부가 이날 조만간 구성하겠다고 밝힌 '교육협력위원회' 역시 새롭지 않다. 대학 총장, 각 시·도 교육감, 교과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협력위원회 구성은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대교협법 개정안'에 이미 포함된 사안이다. 교과부는 개별 대학의 입시안을 대교협과 공동 심의하거나 대교협에 교과부 직원 파견 계획을 수립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대학들의 이익집단인 대교협을 중심으로 대입 자율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현재 한나라당은 대교협이 대입 전형 기본사항을 수립·공포하고 개별 대학에 대한 제재 권한을 부여받는다는 내용의 대교협법 개정안 입법에 힘을 쏟고 있다.

엄상현 실장은 "대학 자율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신뢰가 중요한 만큼 대학들이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만들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는 '교육의 자율화'를 외치면서 사학재단의 재량권을 강화한 자율형사립고를 확대하고 있는 정책과도 같은 맥락이다.

정말 책임감 느낀다면…

안병만 장관은 지난 11일 "우리가 추구하는 자율은 방종이 아니고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는 것"이라며 "입시가 무질서로 간다면 정부로서도 엄청난 책임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가 '사회적 합의'와 책임감을 중시한다면 무엇보다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일부 대학에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대교협에게 막연히 '책무성'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3불 정책 법제화 움직임은 또 다른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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