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2.00%로 내렸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를 현행 연 2.50%에서 0.50%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담담하다. 주식시장도 소폭 상승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은 매도세이며, 기관만 지수 방어 힘겹게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사상 최저 금리'에도 시장이 '조용'한 것은 한은의 금리 인하는 이미 예고된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인하의 폭도 0.25%포인트냐, 0.50%포인트냐가 관건이었다. 한은은 "수요·생산·고용 등 경제 전부문에 걸쳐 빠르게 위축되는 상황"을 감안해 인하 폭이 더 큰 쪽을 택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3.25%포인트 내렸다.
이제 관심은 한은이 어디까지 금리를 내릴 것이냐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제시한 한계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기 직전'까지다. 유동성 함정이란 금리를 지나치게 내리거나 올려서 금리 변화가 투자, 소비, 시중금리 등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물가상승률(1월 소비자물가상승률 3.7%)을 감안할 때 '마이너스 금리' 상태라는 점에서 이미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는 평도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히려 금리 동결이 시장에 다른 식의 메시지로 작용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확실한 점은 한은의 금리 인하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점이고,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극심한 경기침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상황에서 '금리 인하 이후'를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이날 금리 인하 방침을 밝히면서 "향후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성장세의 급락 및 내수침체 등으로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 및 임금의 하향 안정에 따른 비용부담 완화, 저성장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오름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며, 경상수지는 상품수지가 점차 개선되면서 연간으로는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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