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주요 대기업의 지난해 실적을 한줄로 표현하면, 이렇다. 원가 인상으로 빚어진 일이다. 지난해 환율 및 유가가 급등하면서, 주요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 이명박 정부 초기 실시됐던 고환율 정책이 대기업에게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7.7% 이익률이 4.1%로 추락…총 순이익은 32.3% 감소
3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2008 회계연도에 매출 10조 원을 넘은 17개 기업의 총 매출은 404조 9432억 원이었다. 318조 4516억 원이었던 전년에 비해 27.2% 증가한 수치다. 반면, 총 순이익은 전년보다 32.3% 줄었다. 이들 기업의 2008년 총 순이익은 16조 6388억 원, 전년 총 순이익은 24조 5599억 원이었다.
2008년 매출 대비 당기순이익은 4.1%로, 7.7%였던 전년보다 3.6% 떨어졌다. 상품 1000원어치를 팔아서 낸 이익이 지난해에는 41원, 전년에는 77원이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에게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2조 9530억 원의 매출(본사 기준)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5.5%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순이익은 5조 5259억 원으로 전년보다 25.6% 줄었다. 2007년에는 상품 1000원어치를 팔아 118원을 벌었지만, 지난해에는 76원을 번 셈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해 32조 1898억 원(본사 기준)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5.6%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13.9% 줄어들어 1조 4479억 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품 1000원어치를 팔아 45원을 벌었다. 전년에는 55원을 벌었다.
한국전력, 유가인상으로 적자 전환…철강, 조선업체는 계속 성장
'매출 10조 클럽' 소속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낸 곳이 한국전력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1조 522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8.8% 늘어난 매출이지만, 2조 9525억 원 적자를 냈다. 전년에는 1조 5568억 원 흑자를 기록했던 회사다. 기름값 상승이 적자로 돌아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철강 및 조선업체들은 지난해에도 높은 실적을 거둬 불황에서 한발 비켜섰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30조 6424억 원, 4조 446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38%, 20.9% 늘어난 수치다. 현대제철도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42.3%, 58.2% 늘었다.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9조 9571억 원, 순이익 2조 2433억 원으로 각각 26.4%, 29.2% 증가했고, 삼성중공업도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5.2%, 35.2%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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